2015년 시리아내전 지휘…"민간인피해 아랑곳 않고 전세 뒤집은 전력"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시리아 내전 당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행위를 지휘한 것으로 의심받는 러시아 장성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총지휘할 야전사령관으로 임명됐다고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새 야전사령관은 러시아군 남부군관구 사령관인 알렉산드르 드보르니코프 장군이다.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야전 사령관을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 각 부대는 그동안 통합 현장 지휘 없이 각 부대가 모스크바의 원격 지휘를 받아왔다.
현장 판단이 지체되고 이에 따라 지휘 통솔도 늦어지면서 러시아군은 상당한 병력 손실을 경험한 상태다.
장성도 7명이나 전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성들은 일반적으로 최전선에 나서지 않지만 병사 사기진작을 위해 진두지휘에 나섰다가 위험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문제는 새로 선임된 현장 사령관이 과거 시리아에서 민간인 피해를 아랑곳하지 않는 방식으로 '성과'를 낸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
드보르니코프 장군은 2015년 러시아군을 이끌고 시리아에 진입, 정부군의 약세 상황을 단번에 반전시킨 바 있다. 이 공로로 '러시아 연방의 영웅' 칭호를 얻기도 했다.
드보르니코프 장군의 지휘 아래의 러시아군은 당시 시리아의 민간 지역을 폭격하고 병원을 조준사격했다. 이런 행위는 서방 국가에서 전쟁범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 라미 압둘라흐만 대표는 NYT에 "시리아 민간인 살해의 책임자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뿐이 아니다. 드보르니코프 장군도 마찬가지"라며 "군사작전 사령관으로서 그가 민간인 살해 명령의 배후"라고 지목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드보르니코프 장군이 우크라이나에서도 민간인 피해를 키우는 작전을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리아 정부군 측에 고용됐던 한 용병부대 관계자는 드보르니코프 장군과 함께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드보르니코프 장군은 진짜 사령관이다. 매우 진중하고, 러시아군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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