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기관 대출행태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국내 은행들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함에 따라 올 2분기(4∼6월)에 대출 문턱을 낮출 예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최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당국이 금융지원조치를 연장하면서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도 늘릴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설문)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2분기 대출태도 지수는 6으로, 지난 분기(-9)보다 15포인트(p) 높아졌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양(+)이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다는 뜻이다.
차주별로 대출태도지수를 보면, 가계 주택대출(11)이 25포인트 뛰었고, 가계일반(3)은 20포인트 올랐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둘 다 지난 1분기 0에서 6으로 6포인트씩 올랐다.
한은은 "최근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이 지난해 말 7.1%에서 올해 1월 말 6.2%로 둔화하고 있고, 금융당국이 규제를 조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계대출은 완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한 만기 연장, 상환유예 조치와 같은 금융지원이 연장됨에 따라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가 완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다만 은행들이 예상한 2분기 신용위험지수는 13으로, 지난 1분기(12)보다 1포인트 높아졌다.
신용위험지수 변화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의 지수는 지난 1분기보다 3포인트 내린 14를 나타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각각 8, 19로, 1분기보다 각각 2포인트, 5포인트 올랐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세와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이 모두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대출수요 지수는 1분기 -16에서 2분기 3으로 19포인트 높아지며 양수로 전환했다.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는 뜻이다.
가계의 경우 주택대출(-28→0) 수요는 1분기와 유사하고, 일반대출(-33→8) 수요는 은행의 신용대출 한도 확대 등 영향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수는 6을 나타내, 대출 수요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들은 설문조사에서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 등 때문에 2분기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보고, 대출 태도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5∼31일 204개 금융기관(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8·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ku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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