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대학생 수천 명 개헌 반대시위…조코위, 임기연장 부인

입력 2022-04-11 17:16  

인니 대학생 수천 명 개헌 반대시위…조코위, 임기연장 부인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대학생 수천 명이 11일 헌법 개정을 통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3연임 또는 대선 연기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에 나섰다.
조코위 측은 대학생 시위에 일부 시민들이 지지를 보내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오는 2024년 예정대로 대선을 치르기로 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인도네시아 대학생 총연합회(BEM SI)는 수도 자카르타 국회 앞에서 개헌 반대 시위를 개최했다.
이날 오전부터 도심 곳곳에서 뭉친 학생들이 오후 들어 각 방향에서 수많은 깃발과 현수막을 들고 국회를 향해 행진했다.
인도네시아 민심 대변자로 통하는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 수백 명이 국회 앞에서 학생들을 격려했다.
시위대는 조코위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어떠한 형태의 개헌도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19년 재선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며 2024년 2월 28일 차기 대선이 예정돼 있다.
여당 연합은 개헌을 통한 조코위 대통령의 3연임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지만,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자 올 초부터 코로나19 경제회복의 시급성을 내세워 대선을 1∼2년 연장하자는 의견을 공론화했다.
인도네시아 여론조사기관(LSI)이 2월 25일∼3월 3일 시민 1천197명을 대상으로 '경제회복을 위한 대선 연기와 대통령 임기 연장'을 묻자 24.1%만 찬성하고, 70.7%가 반대했다.
그런데도 조코위 대통령 측근 정치인들은 대선 연기론에 힘을 실었고, 대선을 연기하면 같은 날 예정된 총선도 연기되기에 임기 연장을 원하는 의원들도 동조했다.
결국 대학생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서자 조코위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2024년 2월 14일 선거를 치르기로 분명히 합의했다"며 대선 연기설을 부인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대선 연기설이나 3연임에 관한 추측이 돌지 않도록 국민에게 명확히 설명할 것을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국민은 군사독재로부터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강하다.
인도네시아는 1대 수카르노 대통령이 21년 7개월, 2대 수하르토 대통령이 31년 2개월을 역임한 뒤 3명의 간선제 대통령 체제 후 2002년 직선제를 골자로 헌법을 개정했다.
2004년 첫 직선제 대선에서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이 당선돼 10년 동안 연임했다.
이어서 조코위 대통령이 2014년 당선돼 임기 5년을 마치고 연임에 성공해 두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조코위는 군부나 기성 정치인 출신이 아닌 가구 사업가 이력과 친서민 정책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작년 1월 아들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가 중부 자바 솔로시(수라카르타) 시장에 당선되자 '새로운 정치왕조 출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noano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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