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새 범죄 악용 10배 증가"…美, '유령총' 본격 규제 나서

"5년새 범죄 악용 10배 증가"…美, '유령총' 본격 규제 나서
부품 사들여 직접 조립…일련번호도 없어 '관리 사각지대'
범죄현장 적발 유령총 2만정…총기 부품에도 일련번호 의무화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전문제조업체에서 만든 기성품이 아니라 사용자가 온라인 등에서 부품을 사들여 직접 조립해 만든 총인 이른바 '유령총'(Ghost Gun)에 대한 규제에 나선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국장에 연방 검사 출신 스티브 데틀바흐를 임명하고 유령총 규제방안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유령총은 온라인 등에서 사들인 총기 조립 키트를 이용해 사용자가 직접 제조하는 총으로, 기성품과 같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일련번호가 없어 범죄에 사용됐을 경우 추적이 어렵다.
현행법상 총기 부품은 총기류가 아닌 단순 부품으로 분류돼 어떤 규제도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과거 유죄 판결을 받은 흉악범이나 가정 폭력범, 정신 질환자, 어린이 등 총기 소지가 금지된 사람들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백악관에 따르면 지난해 범죄 현장에서 발견된 유령총은 약 2만 정에 달한다. 이는 2016년과 비교해 10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새로 발표된 규제는 완제품만 총기로 규정한 기존 정의를 변경, 권총 프레임 등 부품에도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부품 판매 역시 총기와 동일하게 허가를 받은 거래상이 구매인의 신원을 확인한 뒤 진행하도록 했다.
이는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총기 조립 키트는 물론이고 최근 늘어나고 있는 3D 프린터를 통해 찍어내는 부품에까지 모두 적용된다.
또 유령총이 전당포 등으로 흘러 들어갈 경우 재판매 이전 일련번호를 부여받도록 의무화해 이들 유령총의 양성화도 유도할 방침이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는 바이든 대통령의 총기 범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의 하나"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해 역대 대통령보다 이 분야에서 진척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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