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공습 찬성 복수 주장…다른 의원들도 노렸다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이슬람국가(IS) 광신도가 38년 경력의 영국 보수당 하원의원 데이비드 에이메스(69)를 지역구 행사장에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1일(현지시간)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18분 만에 소말리아 출신 영국인 알리 하비 알리(26)의 살인과 테러행위 준비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고 BBC와 AFP·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알리는 작년 10월 지역구 행사장에서 에이메스 의원을 흉기로 21차례 찔러 살해했다.
소말리아 총리 전 언론 보좌관의 아들인 알리는 에이메스 의원이 시리아 공습을 찬성한 것을 복수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알리가 극단적인 광신도 이슬람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다.
알리는 다른 의원들도 대상에 올리고 하원이나 집 등을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삼엄한 경계 등을 이유로 포기했다.
그는 "에이메스 의원이 가장 쉬운 상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범행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알리는 모범생이었지만 2014년부터 혼자서 극단적으로 변해서 대학을 중퇴하고 '외로운 늑대'(단독으로 행동하는 테러리스트)가 됐다.
당초엔 시리아로 가려고 했지만 쉽지 않자 2017년 계획을 바꿔 영국에 남기로 하고 수년 전부터 의원들을 상대로 한 범행을 꾀했다.
알리는 극단주의 조짐을 보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테러 프로그램인 '프리벤트'(Prevent·예방)에 보고된 적도 있지만 범행 모의를 중단하지 않았다.
에이메스 의원 피살 사건은 영국 사회에 정치인 안전과 관련해 큰 충격을 안겼으며 민주주의를 향한 큰 도전으로 여겨졌다.
영국에선 2016년에는 브렉시트에 반대하던 노동당 조 콕스 의원이 지역주민 행사에서 극우 인사 총격에 살해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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