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심사 까다로운 일본…'전용기 이송'으로 인도 지원 부각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 출입국재류관리청은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입국한 우크라이나 피란민 중 일본에 친족이나 지인이 없는 이들에게 하루 최대 2천400엔(약 2만4천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도쿄신문이 1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들 피란민이 지자체나 기업이 제공하는 공영 주택·기숙사 등에 머무르는 동안 12세 이상에게 하루 2천400엔을 식비와 별도로 지급한다.
12세 미만 피란민에게는 하루 1천200엔(약 1만2천원)을 준다.
입국 직후 공영 주택·기숙사로 숙소를 옮기기 전에 호텔 등에 일시적으로 체류하는 동안은 12세 이상에게 하루 1천엔, 12세 미만에게 하루 500엔을 지급한다.
의료, 일본어 학습, 취업 등에 필요한 각종 비용은 호텔에 일시 체류하는 동안은 일본 정부가 실비 부담하고, 공영 주택·기숙사로 옮긴 후에는 필요에 응해 일본 정부가 지원한다.
3월 2일∼이달 9일 일본에 입국한 우크라이나 피란민은 524명이다.
일본 지자체나 기업으로부터 피란민을 지원하겠다는 신청은 8일까지 953건 접수됐다.
평소 난민 심사를 매우 까다롭게 해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 온 일본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에 대해선 인도적 지원을 부각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폴란드를 방문한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이 귀국하던 이달 5일 일본은 우크라이나 피란민 20명을 정부 전용기로 이송해 입국시켰다.
일본 정부는 폴란드에서 일본으로 오는 항공편 좌석을 빌려 9일 피란민 6명을 입국시키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일본 정부가 피란민을 '난민'과는 구분되는 '피난민'(避難民)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난민의 경우 일본에 장기 체류가 가능하며 일본인과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등도 받을 수 있지만 1년에 4천∼2만명 정도가 신청해도 수십 명만 인정받을 정도로 심사가 까다롭다.
우크라이나 '피난민'의 경우 일단 90일간 머무를 수 있는 단기 체류 자격을 받는다. 이후 희망하면 1년 정도 일하면서 일본에서 지낼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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