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약국만 영업 허용…일반 직장인 출근도 불가능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상하이시가 11일 일부 거주 지역에 한해 봉쇄를 풀었지만 해당 지역에서 일상의 정상화는 한참 거리가 먼 모습이다.
12일 연합뉴스가 상하이의 여러 봉쇄 해제 단지 주민들에게 공지된 생활지침을 입수한 결과, 공통으로 주거지 밖 이동이 계속 강력히 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에 가구당 한 명만 단지 관리 측으로부터 '통행증'을 받아 밖에 나가 장보기 등을 할 수 있다. 외출할 땐 48시간 이내 받은 코로나19 검사 음성 증명을 제시해야 한다.
외출 땐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갈 수 없다. 일부 단지는 자전거도 갖고 나가지 못 하게 했다. 주민들이 멀리 이동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서다.
상하이시는 전날 일부 봉쇄 해제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민들은 단지 밖으로 나가도 구(區) 아래 말단 행정 단위인 가도(街道)나 진(鎭)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요구한 바 있다.
부분 봉쇄 해제 후에도 상하이에서 전철과 버스 같은 대중교통, 택시 및 공유 차량은 운행하지 않는다.
영업이 허용된 가게는 슈퍼마켓, 약국뿐이다.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과 중국 매체들의 일부 보도를 보면, 봉쇄 해제 지역 주민들이 거리에 나가 슈퍼마켓에서 식료품을 살 수 있었지만, 여전히 절대다수 가게 문이 닫혀 있었다.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가운데 흰 방역복을 입은 공안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주민들에게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고 재촉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행정구역 간 경계에는 장벽이나 철조망이 세워져 있거나 공안이 촘촘하게 배치돼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었다.
봉쇄 해제 지역 주민들의 출근도 식료품 공급, 배달 등 특수 직군을 제외하고는 아직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통제 수위는 중국 일부 도시의 전면 통제와 거의 같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특히 심각했던 상하이시는 2천500만 주민 전체를 원칙적으로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 하게 했다. 반면 선전 등 다른 도시들은 전면 봉쇄 기간에도 가구당 한 명이 주기적으로 식료품을 사러 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계속 봉쇄 중인 '통제구역' 또는 '관리통제구역'으로 지정된 단지의 봉쇄 해제 예상 시점도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상하이시는 전날 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통제구역은 14일, 관리통제구역은 7일 격리한 뒤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으면 봉쇄가 풀리는 '관리구역'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4일, 7일을 어느 기준일로부터 세는지를 제시하지 않았다.
'통제구역'으로 분류된 기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관리 책임자는 "시작 기준점에 관한 통보는 없고, 우리 단지가 통제구역이라는 것만 있었다"고 답했다.
상하이시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보름간 도시 전면 봉쇄를 했다. 그러나 식료품 공급 대란 등 민생 위기에 민심 불만이 고조되자 전날 구역별 방어 체계로 전환했다.
주거 단지와 마을을 '통제구역' 7천624곳, '관리통제구역' 2천460곳, '방어구역' 7천565곳으로 분류했다.
주거 단지와 마을 수를 기준으로 약 43%가 '방어구역'으로 지정돼 봉쇄가 풀렸다.
그러나 푸둥신구, 창닝구, 징안구, 황푸구 등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대부분이 봉쇄 구역으로 남았다.
이처럼 상하이시 일부 지역 봉쇄가 풀렸지만 해제 지역이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수준으로 계속 통제되고 있고 절반을 넘는 다른 지역은 여전히 기약 없이 전면 봉쇄 중이어서 '경제수도' 상하이시가 온전한 도시 기능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 최대 규모 도시로 경제·무역 허브인 상하이 봉쇄 장기화는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추가 교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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