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시스템 한의사 접속 제한돼 정당한 책무 실행 못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계승현 기자 =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가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정부가 한의원의 코로나19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인정하지 않고 코로나19 확진자 보고를 위한 시스템 접속을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한의협은 12일 서울행정법원에 질병관리청장을 상대로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 관련 한의사들의 권리 보호에 필요한 거부처분 취소소송 등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한의협에 따르면 정부는 한의원에서 시행한 신속항원검사로 확인된 확진자를 질병관리청의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현행법상 감염병 진단 사실을 신고하려는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등은 전자문서를 포함한 신고서를 질병관리청장에게 정보시스템을 통해 제출하거나 관할 보건소장에게 정보시스템 또는 팩스를 이용하여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 접속이 제한돼 한의사들이 감염병예방법에 따른 정당한 책무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한의협의 주장이다.
홍주의 한의협 회장은 "한의사들이 정해진 규정에 따라 코로나19 환자 또는 의심자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려 해도 현재 질병관리청장이 한의사 접속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질병관리청이 양의계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의협은 지난달 질병청을 상대로 ▲ 복지부 등에서 한의원의 코로나19 신고를 위한 질병관리청 시스템 권한 승인을 거부 또는 보류하라는 지시나 지침이 있었는지 ▲ 한의원의 권한을 승인 거부 하거나 보류한 사실이 있는지를 묻는 공문을 보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홍 회장은 "의료인으로서의 책무를 온당히 수행하고 국민의 진료 편익을 높이기 위해 더 이상의 무의미한 기다림이 아닌 법의 판단에 맡겨 해법을 강구하고자 한다"며 행정소송 제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 한의사들은 특혜를 원하는 게 아니라 어떠한 차별 없이 의료인으로서 주어진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 정상적 의료환경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의협은 지난달에도 한의사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수가를 적용하라면서, 정부 방침과 별개로 이 검사를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홍 회장은 건강보험 수가와 관계없이 국민 건강에 이바지하고자 신속항원검사 허용을 요청한다며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는 데 경계를 표했다.
홍 회장은 "마치 한의사들이 양의계와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것처럼 호도된 경우가 있는데, 저희는 건보 급여 인정을 해주지 않더라도 국민 건강을 위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가와는 상관없고,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한의원에서 실비 수준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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