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집례하는 로마 '십자가의 길' 예식 초대…반전 메시지 전파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성금요일'인 15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인 가족들이 십자가를 함께 지고 전 세계에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한다.
11일(현지시간) 교황청에 따르면 15일 밤 프란치스코 교황의 집례로 로마 콜로세움에서 거행될 '십자가의 길' 예식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가족이 함께 초대된다.
십자가의 길 예식은 예수가 사형 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진 채 골고타 언덕에 이르기까지 14가지의 중요한 사건을 통해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대표적인 신심 행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족은 예식의 절정이자 가장 엄숙한 순간으로 꼽히는 열세 번째 사건, 즉 예수의 시신이 십자가에서 내려져 성모 마리아에게 건네지는 일을 묵상하며 함께 십자가를 옮길 예정이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참혹한 전쟁의 조기 종식과 평화를 염원하는 상징적인 예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예식에는 이밖에 장애아 혹은 입양아를 둔 가족, 병마와 싸우는 가족, 자녀를 잃은 부부, 이민자 가족 등 저마다 사연이 있는 가족들이 초대돼 가정의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번 예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딛고 3년 만에 다시 콜로세움에서 치러지게 돼 전 세계 신자들의 눈길을 끌 것으로 보인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간소하게 치러졌다.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인 콜로세움은 수많은 기독교인이 박해를 받고 순교한 장소이기도 하다.
올해 예식에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2만 명 안팎의 신자와 순례자가 운집해 성황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예식은 교황청 관영 매체인 바티칸 뉴스 방송과 이탈리아 공영 방송 라이(Rai)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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