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소식통 "의약품 등 수출 20억달러 추가 추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서방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밀월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인도가 대러 무역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가 러시아에 대한 수출 규모를 20억달러(약 2조500억원)가량 더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는 자국 상품은 물론 미국 등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 수송길이 막힌 나라로부터 상품을 공급받아 러시아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인도와 러시아는 시장 접근이 용이하도록 관련 사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가 수출할 물품에는 의약품, 플라스틱, 화학제품, 가구, 쌀, 차, 커피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인도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0년 4월∼2021년 3월 1년간 양국 무역 규모는 81억달러(약 9조9천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인도의 대러 수출액은 26억달러(약 3조2천억원)다.
인도가 이번에 확대할 수출액 20억달러는 연간 대러 수출액의 70% 이상에 해당할 정도로 상당한 규모인 셈이다.
인도는 제재 우회를 위해 미국 달러화 대신 루피화와 루블화로 거래하는 방안도 이미 러시아와 논의 중이다. 서방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산 원유 수입도 최근 크게 확대했다.
인도는 미국이 주도하는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회원국이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지 않았다.
지난달 초 유엔 총회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이어 지난 8일 부차 민간인 학살 의혹과 관련한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 정지 결의안 표결에도 기권했다.
이런 상황 속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 화상 정상회담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늘리는 것은 인도의 이해에 부합하지 않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저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는 러시아산 무기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쉽사리 러시아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2016∼2020년 인도 무기 수입의 4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러 관계가 악화할 경우 러시아산 무기로 중국과 파키스탄을 견제해야 하는 인도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인 셈이다.
이런 인도의 입장을 고려한 듯 미국은 이날 미 무역대표부(USTR)와 인도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에서 양자무역 확대와 무역장벽 완화를 거론하며 '인도 끌어안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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