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극심한 가뭄 지속…"상황 악화하면 지역별 단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남미 칠레가 처음으로 수도권 일대에 물 배급 계획을 마련했다.
13일(현지시간) 칠레 언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산티아고를 포함한 수도권 주 정부는 물 부족 비상 상황에 대비해 4단계의 계획을 수립했다.
물 부족이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1단계엔 지하수 사용을 우선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장 심각한 4단계에선 수도권 내 지역별로 돌아가며 최대 24시간 동안 단수를 시행하게 된다.
대응 수위는 수도권 물 공급원인 마이포 강과 마포초 강의 수량을 보며 결정하기로 했다.
클라우디오 오레고 산티아고 수도권 주지사는 "산티아고 491년 역사에서 겪은 적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며 "모두를 위한 충분한 물이 없을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레고 주지사는 "심각한 기후변화 탓에 산티아고에 물 배급 계획이 수립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전 세계적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시민들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취임한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도 앞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이 심각하다며 수도권 지역 물 배급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칠레엔 기후변화가 부추긴 극심한 가뭄이 올해까지 13년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역대 네 번째로 건조한 해로 기록됐다.
계속된 가뭄 속에 칠레의 가용 수자원은 지난 30년 사이 10∼37% 줄었고, 북부와 중부 지역에선 2060년까지 50% 더 감소할 수 있다고 당국은 추정했다.
가뭄은 농작물 생산량 감소로도 이어지고 꿀벌의 생존도 위협하는 등 칠레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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