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재정정보원 연구위원, 기재부 '월간 재정동향' 기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재정준칙 도입 공약
박노욱 "의무지출 포함한 포괄적 지출 검토 제도 필요"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재정준칙 준수 여부 등을 감시할 독립적인 재정감독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성호 한국재정정보원 연구위원은 14일 기획재정부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4월호에 기고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의 재정위원회 운영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미래에 대한 예측·전망과 예산사업의 성과에 대한 사후 평가, 재정준칙의 준수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 의회와 정부에 대한 권고, 자문 및 의견제시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의 설치·운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재정 책임성과 재정 건전성을 담보하기 위해 많은 기능과 권한을 가진 기관은 정부(기획재정부)이고, 정부의 결산보고와 의회의 결산심사는 실질적인 재정감독·통제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회와 정부라는 이원적 관계로부터 독립된 별도의 독립적인 재정감독기구(재정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공약집에서 '국가 재정 관리를 위한 재정준칙 도입'을 약속한 바 있다.
후보 시절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답변서에서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재정준칙 도입과 함께 '독립적인 재정위원회 운용'을 제시했다.
윤 후보자는 집권하면 임기 1년 안에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재정준칙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면 재정위원회 설치 여부와 방안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 재정위원회는 장기재정전망, 재정준칙 준수 여부 등 재정 전반을 관리 감독하는 기구로서 기능하고 있다.
정 연구위원 따르면 2016년말 기준으로 재정위원회를 설치·운영하는 국가는 39개국으로 대부분 유럽연합(EU) 국가다.
미국 의회예산처(CBO), 영국 예산책임청(OBR), 독일 재정안정위원회, 프랑스 고등재정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12월 재정준칙 도입을 골자로 하는 국가재정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으나 재정준칙 준수 여부를 감시할 별도의 감독기구 신설 방안은 포함하지 않았다.
다만 국민의힘 류성걸·송언석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재정 건전화 법안 제정안 및 국가재정법 개정안에는 재정준칙 이행 등을 감시할 재정전략위원회 설치 방안이 담겨 있다.
정 연구위원은 "재정위원회는 개별 국가의 실정에 맞는 형태로 운영될 수밖에 없으므로 우리 여건에 부합하는 재정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정위원회를 입법부와 행정부 중 어느 소속으로 둘지는 "제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행정부 내 설치를 제안한다"고 했다.
박노욱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출검토제도의 글로벌 동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한 기고문에서 "범정부적인 지출 효율화 작업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지출 검토는 기존 재정지출을 검토해 재정지출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개선하고 재정 여력을 만드는 노력을 가리킨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급증한 국가부채 수준과 지속적인 재정적자 구조를 혁신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적극적 재정정책을 운용하려면 범정부적인 지출검토제도의 수립과 운용을 통해 재정의 유연성과 재정 여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토의 범위가 전 부처를 아우르고, 재량지출에 국한하지 않고, 의무지출 및 조세지출까지 포함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출검토제도는 2018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27개국이 시행 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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