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미국 적정 기준금리는 2.33%…한국과 적정 금리차 0.53%p"
"적정금리차 유지하려면 기준금리 1.61%p 올려야…가구당 이자부담 345만원↑"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우리나라가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를 따라갈 경우 기준금리가 2.86%까지 오르면서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40조원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4일 발표한 '미국과 한국의 적정 기준금리 추정과 시사점'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적정 기준금리는 2.33%로 추정됨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도 2.86%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미국이 5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까지 고려하는 이유에 대해 인플레이션은 지나치게 가파른 반면 고용 등 실물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은 견고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3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로 1981년 12월(8.9%)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낮아졌고 작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7.0%로 견조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에 한경연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과 실업률, 통화량 등 변수를 고려해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추정한 결과 미국의 올해 적정 기준금리는 2.33%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4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0.375%(0.25∼0.5%)임을 고려하면 적정 기준금리까지 1.95%p를 추가로 인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경연은 2002년부터 올해 2월까지 월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한미 간 적정 기준금리의 차이를 최소 0.53%p로 추정했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가 2.33%까지 인상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25%로 유지할 경우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1.08%p까지 벌어져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만큼 적정 수준의 기준금리 차이(0.53%p)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최소 1.61%p 인상해 2.86%까지 올려야 한다는 게 한경연의 설명이다.
또한 한경연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2.86%까지 인상될 경우 가계대출 금리가 1.90%p 상승하면서 가계대출 이자부담 증가액은 40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 부채가 있는 가구(전체의 57.4%)의 경우 가구당 이자부담은 연간 345만원 늘어난다.
다만 한경연은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국내 기준금리 인상 폭은 이보다 적을 수 있는 만큼 무역수지 흑자 전환 등을 통해 원화 가치 안정에 주력하는 한편 일자리 확대 등을 통해 가계의 이자 부담 가중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의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 만큼 민간 일자리를 확대하고 기업 경쟁력 제고와 원자재 수급 안정을 통해 무역수지를 흑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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