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태양계 밖에서 온 성간 천체와 지구 충돌 첫 확인 사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태양계 밖에서 온 성간 유성(interstellar meteor) 하나가 8년 전 태평양 파푸아뉴기니 북동부 해안에 떨어졌다는 사실이 미국 우주사령부가 최근 공개한 문서에서 확인됐다고 CNN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성간 유성은 지구에서 관측되는 대부분의 유성이나 혜성 등이 태양계 형성 초기에 행성 등이 만들어지고 남은 암석 등으로 이뤄진 것과 달리 다른 항성(별)과 그에 딸린 행성계에서 떨어져나와 우주공간을 떠돌다가 태양 중력에 끌려 온 유성이다.
2014년 1월 8일 파푸아뉴기니 북동부 해안에 떨어진 이 유성은 'CNEOS-2014-01-08'로 알려져 있으며 2019년 하버드대 학부생이었던 아미르 시라지에 의해 성간 유성임이 밝혀졌다.
당시 에이브러햄 러브 교수와 함께 2017년 발견된 첫 성간 천체 '오우무아무아'를 조사하던 시라지는 미 항공우주국(NASA)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 데이터베이스에서 며칠 만에 성간 유성으로 보이는 물체 하나를 발견했다.
그가 발견한 유성은 초속 30㎞로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와 비교했을 때 초속 45㎞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관측자가 초속 30㎞로 움직이는 지구 위에서 측정한 상대속도여서 초속 45㎞는 이 유성의 실제 속도는 아니다.
시라지는 이 유성이 지구 운동 방향의 맞은편이 아니라 뒤편에서 날아와 지구와 충돌했다며 태양을 기준으로 한 유성의 상대속도는 초속 60㎞라고 밝혔다.
이어 유성의 속도와 이동 궤적 등을 이용해 궤도를 계산한 결과 이 유성은 태양을 중심으로 타원을 그리며 회전하는 닫힌 궤도의 다른 유성과 달리 끝이 없는 무한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이 유성이 태양 주위를 도는 게 아니라 태양계 밖에서 왔다는 것을 뜻한다.
러브 교수와 시라지는 그러나 이 발견을 학술지에 발표하지는 못했다. 분석에 사용된 데이터의 출처가 관측 자료의 정확성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CNEOS 데이터베이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필요한 추가 정보를 얻으려고 수년간 노력한 끝에 최근 미 국방부 산하 우주사령부 존 쇼 부사령관에게 이들이 발견한 것이 성간 유성임을 확인하는 답변 서한을 받았다.
쇼 부사령관은 서한에서 "우주사령부의 수석과학자 조엘 모저 박사가 이 발견과 관련한 국방부 데이터를 추가 분석한 결과, NASA에 보고된 유성 속도 추정치는 유성이 성간 궤적을 그리기에 충분할 만큼 정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다른 주제를 연구 중인 시라지는 "이 유성에 대한 많은 연구 노력이 정부 어디에선가 계속 막혔기 때문에 이 유성의 본질을 결코 알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었다"며 "이 발견에 대한 논문을 다른 과학 저널에 다시 제출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파푸아뉴기니 해안에 떨어진 이 성간 유성의 잔해를 회수하는 팀도 구성하고 싶다며 연구자들이 이 성간 물체를 손에 넣을 수 있다면 태양계 밖의 세계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밝혀내는 데 획기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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