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엔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로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앞으로 환율이 달러당 130엔까지 오르며 그 가치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엔/달러 환율이 전날 달러당 126엔대까지 오르면서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2002년 이후 최저로 내렸지만, 시장에서는 엔화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달러당 125.41엔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쓰비시 UFJ 모건 스탠리 증권의 수석 통화 전략가인 우에노 다이사쿠는 일본이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통화완화 정책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엔화를 살 이유가 없다면서 엔화 환율이 올해 달러당 130엔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최근 엔화 약세 현상에 대해 "급속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긴장감을 느끼고 주시하겠다"고 말했으나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사실상 엔화 약세를 용인하는 모습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달 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 뒤 "엔저가 전체적으로 경제와 물가를 모두 밀어 올려 일본 경제에 플러스로 작용하는 기본 구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최근 은행 관계자들과 만나서도 "현재의 강력한 금융완화를 끈질기게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에 대한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8% 넘게 하락하면서 주요 10개국(G10) 통화 가운데 가장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원자재 수입국이라는 점도 엔화 약세를 불러온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파이브스타 애셋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인 이와시게 다쓰히로는 한발 더 나아가 달러당 130엔은 정점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면서 내년 3월까지 엔/달러 환율이 150엔에 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과 미국의 수익률 차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정반대인 정책 방향이 몰고 올 충격이 매우 강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JP모건체이스의 일본시장 조사 책임자인 사사키 토루는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50년 만에 최저인 상태란 점을 고려하면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0엔을 넘기는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무역적자와 엔화 가치 하락의 악순환이나 일본 가계의 자본도피와 같은 끔찍한 일이 일어나야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0엔을 넘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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