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기준금리 동결…라가르드 "채권매입 종료후 금리인상"(종합2보)

입력 2022-04-1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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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기준금리 동결…라가르드 "채권매입 종료후 금리인상"(종합2보)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물가상승률 치솟아…수개월간 높은 수준 유지"
"채권매입 3분기 종료…일정시간 뒤 단계적 금리 조정"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ECB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상황을 고려해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통한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3분기로 앞당기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7.5%로 목표치(2.0%)의 4배에 육박하지만, ECB는 채권매입을 단계적으로 종료한 뒤 일정 시기가 지난 후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하고,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 역시 각각 -0.50%와 0.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방향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어마어마한 고통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물가상승률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상당히 치솟았고, 앞으로 수개월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ECB 이사회는 물가와 금융안정이라는 ECB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어떤 조처라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 이사회는 현재까지 집계된 자료를 토대로 판단했을 때 현행 자산매입 프로그램 아래 채권매입을 3분기에 종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재확인했다. 3분기 중 정확한 종료 시기는 추후 집계될 자료와 전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조정은 채권매입 종료 이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할 예정이며, 단계적으로 할 것이라고 ECB 이사회는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권매입 종료 후 1주일 또는 수개월 뒤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이날 기자회견은 화상으로 진행됐다.
그는 "우리가 가장 보고 싶지 않은 것은 기대인플레이션이 탈선할 위기에 처하는 것"이라며 "금융시장과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 안팎인 만큼, 그 이상으로 치솟는 경우 긴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로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고, 불확실성을 상당히 증가시켰다"면서 "전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분쟁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대러 제재나 또 다른 조처의 영향은 어떤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앞서 ECB는 지난 3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존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매입 종료 시기를 대대적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월 200억 유로(약 27조원) 규모로 해온 채권매입을 4월에는 400억유로(약 54조원), 5월에는 300억유로(약 40조원)로 늘렸다가 6월에는 다시 200억유로 규모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기존에는 채권매입을 2분기에 월 400억유로 규모로 늘렸다가, 3분기에는 월 300억 유로 규모, 4분기에는 다시 200억유로 규모로 복귀한다는 계획이었다.
EC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과 관련, 2024년 말까지 원금 재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ECB는 목표물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Ⅲ)을 통한 특별한 조건 아래 유동성 공급은 6월 말로 종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존의 물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ECB가 채권 매입 종료에 이어 본격적인 유동성 조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로존의 지난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해 1997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금시장은 ECB가 9월과 12월에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날 0.83%까지 상승했던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0.75%로 하락했다.


ECB가 3분기에 채권매입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미국이나 영국은 물론 한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 주요국 중앙은행보다는 한참 뒤처지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안에 6차례의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영국 중앙은행도 연달아 금리를 세 차례 인상한 데 이어 5월에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지난 이틀간만 봐도 한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모두 금리를 인상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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