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후계자' 40대 로런스 웡 재무장관 낙점

입력 2022-04-15 09:56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 '후계자' 40대 로런스 웡 재무장관 낙점
장관들 의견 모으고 집권당도 '추인'…리총리 "연속성·안정성"
'코로나 태스크포스 공동의장' 활동 국민에 어필…"영광스럽다"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 리셴룽(70) 총리의 후계자로 40대인 로런스 웡(49) 재무장관이 낙점됐다.
리 총리는 지난 14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들이 웡 장관을 4G(세대) 팀의 새로운 리더로 선택했다"며 이 결정을 당 소속 의원들도 추인했다고 설명했다.
리 총리는 이번 결정은 싱가포르에 중요한 것이라며, 리더십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담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를 이끌 권리는 상속되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의 지도자들에 의해 새롭게 얻어지는 것"이라며 "웡 장관과 그의 팀이 싱가포르와 싱가포르인들을 위해 계속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한 이후 줄곧 현 여당인 인민행동당(PAP)의 집권이 계속되고 있으며, 총리는 PAP 지도부의 논의나 소속 의원들의 추인을 통해 사실상 확정된다.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초대 리콴유(2015년 사망)에서 고촉통으로, 리콴유의 장남인 리셴룽으로 총리 자리가 승계될 때마다 이런 관행이 반복됐다.
웡 장관은 PAP를 이끄는 젊은 정치지도자들인 이른바 '4세대 그룹' 정치인 중 한 명이다.
리 총리는 지난 2018년 4세대 정치인들 10명을 대거 내각에 배치하면서 후계자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2015년에는 자신이 70세가 되는 2022년에는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4세대 그룹의 리더를 맡으면서 후계자로 유력했던 헹 스위킷(61) 부총리가 지난해 4월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 총리 후계 구도에서 이탈했다.
2020년 7월에 치러진 총선에서 PAP가 사실상 패배한데다, 자신도 지역구 의석을 간신히 유지한 데 따른 후폭풍이었다.
리 총리는 이 직후 개각을 단행, 웡 장관을 비롯해 4세대 정치인 4명을 주요 장관으로 임명해 이들의 국정 운영 역량을 시험했다.
이에 따라 웡 장관, 찬춘싱(52) 교육부장관, 옹예쿵(52) 보건장관 데스먼드 리(45) 국가개발부 장관으로 짜인 진용이 꾸려져 지난 1년간 총리 후보 '모의고사'를 치러왔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웡 장관은 미국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돌아와 2011년 정계에 입문해 국가개발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는 정부 합동 코로나19 태스크포스 공동의장으로 언론 브리핑 등을 통해 각종 코로나19 대책 등을 활발하게 발표하면서 차기 총리감으로 낙점받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분석가인 난양공대 펠릭스 탄 교수는 CNA 방송에 "지난 2년간 코로나19 태스크포스를 운영해 온 것이 많은 싱가포르인의 눈에 그가 (차기 총리가 되는) 더 나은 자리에 있다고 보이게 했다"고 분석했다.
재무장관으로서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필요한 경제 정책을 취한 것도 후계자로 선정되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탄 교수는 봤다.
웡 장관은 총리 후계자로 '낙점'받은 직후 페이스북에 "4세대 그룹을 이끌라는 부름을 받은 것은 영광"이라며 "다른 4세대 그룹 인사들과 함께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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