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우크라이나 대통령 상황실 인터뷰 후일담…구식 의자 치운 에피소드
마크롱 문자에 바로 답할까 취재진에 묻기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그 의자는 너무 촌스러워요. 우리는 현대적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BBC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대통령 상황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인터뷰한 뒷얘기를 전했다.
BBC 취재진은 모래주머니가 쌓인 긴 복도를 지나 우크라이나어로 상황실이라고 적힌 팻말이 붙은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엔 커다란 평면 스크린이 걸려있고 인체공학적 등받이가 있는 세련된 의자가 있었다.
취재진이 보좌관에게 인터뷰에는 바퀴 없는 의자가 좋겠다고 제안하자 그는 갈색 나무에 바닥엔 무늬가 있는 옛날 스타일 의자를 들고 왔다.
그러자 비서실장의 표정이 안좋아지고 "그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식 컴퓨터와 평면 스크린이 있는 방에 그 의자는 너무 구식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현대적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결국 바퀴가 없으면서 더 현대적으로 보이는 의자를 찾아왔다.
BBC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신들이 격식 없고, 다르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의자가 준비되자 군인 두 명에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방에 들어왔다.
인사를 하자마자 보좌관은 그에게 전화기를 건넸는데 거기엔 프랑스에서 온 문자메시지가 있었다. 그가 에마뉘엘(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냐고 묻자 보좌관은 그렇다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늘 전화를 한다면서 "잠깐 전화를 해도 괜찮겠냐"고 물어서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BBC는 그런 방식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젤렌스키 대통령이 민간인 학살이 자행된 부차 지역 방문에 관해 얘기할 때는 화가 나 보였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젤렌스키 대통령은 코미디언이자 배우 출신이지만 함께 있을 때는 정신적으로 지치고 국민들이 당한 일에 깊은 고통을 느끼는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처칠에 비교돼온 인물이며, 많은 사람이 전쟁의 어두운 시기 그의 지도력에 관해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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