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탈리아 유명 제과업체 페레로가 이주노동자 학대 논란을 빚은 말레이시아 팜유 1위업체 사임다비(Sime Darby)의 제품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레로사는 이메일에서 이달 6일부터 사임다비의 팜유를 공급하지 말라는 입장을 거래 업체들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주노동자 학대 등을 이유로 사임다비 팜유의 수입제한 조치를 부과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의 결정을 수용한 것으로 이들 불법행위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레로사는 초콜릿과 누텔라 등을 만들 때 부드러운 식감과 유통기한 확보 등을 위해 팜유를 사용한다.
페레로는 다양한 업체가 생산한 팜유를 사용하며, 사임다비의 공급분은 전체 사용량 가운데 일부로 중간 유통사로부터 공급받았다
제과산업 분석매체 '캔디 인더스트리'의 '2021 톱100' 목록에 따르면 페레로는 연간 순매출이 135억6천600만 달러(16조 원)에 달하는 세계 제2위 제과업체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2위 팜유 생산국이며, 말레이시아 1위 팜유업체 사임다비는 팜유 농장에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지의 이주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 단체들은 2020년 초 미국 CBP에 사임다비의 이주 노동자 학대 문제를 제기했다.
CBP는 "수 개월간 조사한 결과 사임다비 노동자들이 성폭력과 신체적 폭력, 임금 원천징수, 이동 제한 등의 학대를 받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2020년 말 수입제한 조치를 결정했다.
이에 사임다비는 노동 관행에 대한 '철저한 변화'를 약속하고 개선 작업을 벌였으나 유명 초콜릿 회사 허쉬, 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등 제조사 제너럴 밀스 등이 사임다비 팜유 사용 중단을 선언했다.
사임다비는 이번 페레로사의 사용 중단 선언에 대해 "직접 고객은 아니다"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려 했으나, 평판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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