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복 셰프' 중식당도 코로나19 타격…이전해 소규모로 새출발

입력 2022-04-18 05:31   수정 2022-04-18 11:47

'이연복 셰프' 중식당도 코로나19 타격…이전해 소규모로 새출발
본점 인근 연희동 단독주택 37억원에 낙찰받아…지금의 절반 규모
코로나로 작년 서울 본점 억대 적자…인력난 부산 분점 이달 폐업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이연복 스타 셰프를 둔 유명 중식당 '목란' 서울 본점도 코로나19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는다.
목란은 대신 현재보다 작은 규모의 인근 건물을 매입해 새롭게 출발한다. 목란 간판은 그대로 유지한다.
구체적인 새출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18일 부동산 경매정보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법인 목란은 지난 12일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경매에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90-2 소재 전용면적 327㎡(토지면적 296.9㎡) 단독주택을 37억70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감정가(32억9천426만3천850원) 대비 약 4억1천274만원 높은 금액이다. 1회차 입찰 기일에 낙찰된 것으로, 목란을 포함해 총 3명이 응찰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이 단독주택의 주변 시세는 3.3㎡당 단독주택 기준 4천만원을 웃돌고, 근린생활시설은 6천만∼7천만원 수준"이라며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보증금을 제외한 평균 월세가 1천만∼1천20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 단독주택은 목란 서울 본점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00m 떨어진 곳에 있다.
연합뉴스 취재 결과 목란이 이 단독주택을 낙찰받은 이유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적자와 인력난으로 인해 영업 규모를 축소해 새로 출발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셰프의 부인이자 목란의 대표 이은실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조심스럽다"면서도 "코로나19로 영업에 큰 타격을 받았다. 경매로 건물을 매입해 작은 규모로 새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매로 낙찰받은 단독주택은 현재 임차해 사용 중인 식당 건물의 반도 안 될 정도로 규모가 작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24년째 운영 중인 목란 서울 본점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사전에 치열한 예약 경쟁을 뚫어야 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던 식당이었다.
이 셰프가 방송 출연으로 유명해지면서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목란은 특정 요리의 경우 2∼3일 전에 예약해야 맛볼 수 있을 정도로 음식의 고급화·전문화로 승부하면서도 호텔 중식당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이어갔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여동안 식당 운영과 영업에 큰 타격을 받았다.
예약 경쟁은 고사하고, 당일 예약도 차지 않는 날도 허다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영업시간·인원 제한 등의 방역 조치로 손님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던 탓이다.
또 직원들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돼 영업을 중단해야 했을 때도 매달 임차료를 꼬박꼬박 내야 했다.
이 셰프는 지난달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작년에 코로나19로 적자가 1억2천만원에 달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2017년 부산 기장군에 문을 열었던 목란 분점 또한 인력 수급난으로 오는 30일을 끝으로 폐업한다. 분점의 일부 인력은 서울 본점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되면서 일상 회복이 시도되지만, 목란은 결국 새로운 장소에서 영업 규모를 축소해 새 출발하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이씨는 "주택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한 뒤 법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 매입 자금을 충당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단독·다가구주택은 주택 규제로 대출이 어렵지만, 근린생활시설의 경우 개인은 담보액의 50∼70%, 법인은 70∼80% 대출이 나오기 때문에 용도 변경이 활발하다"며 "주택에서 근린생활시설로의 용도변경은 허가제이지만, 위반 건축물이 아니고 정화조 용량에 문제만 없다면 변경이 어렵지는 않은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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