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기술창업자 평균 50.8세에 창업…84%는 회사경험 기반

입력 2022-04-18 11:00   수정 2022-04-18 11:19

시니어 기술창업자 평균 50.8세에 창업…84%는 회사경험 기반
산업연구원 조사…"베이비부머 대상 창업교육 등 필요"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시니어 기술창업자(제조업·제조 관련 서비스업·지식 서비스업 분야 40세 이상 창업자)의 창업 평균 연령은 50.8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경력자가 전체의 84.6%여서 대부분 회사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시니어 기술창업 실태와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시니어 기술창업자 222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시니어 기술창업자가 창업을 생각한 연령은 평균 47.3세, 실제 창업한 때는 50.8세로 조사됐다. 창업 이전 재직 직종은 제조업 43.2%, 비제조업 41.4%로 기업 경력자가 전체의 84.6%를 차지했다. 공무원·연구소·대학 경력자나 무직자였다고 답한 비율은 15.3%에 불과했다.
창업 이전 근무부서는 기술·연구부서 30.6%, 마케팅부서 25.0%, 사무·관리부서 25.0% 순이었다.
창업을 결정한 동기로는 '퇴직 이후 자기 사업 영위'가 40.1%로 가장 많았고, '직장 등에서 취득한 기술·지식을 사장하기 아쉬워서'(29.7%)와 '경제적 성공 기대'(22.5%) 등도 있었다.
이들이 창업 초기 조달하는 자금은 퇴직금 등 자기자금(46.1%)을 쓰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정부지원 창업자금(29.0%), 은행융자금(19.4%) 활용 사례도 있었지만 엔젤·벤처캐피탈(VC) 등 벤처자금의 비중은 2.0%에 불과했다.
창업 애로사항으로는 '창업자금 확보 어려움'이 42.3%로 가장 많았고 이어 '판로확보·안정적 수익에 대한 불안감' 25.2%, '창업 실패 두려움' 15.3% 등의 순이었다.
특히 시니어 중에서도 인구 비율이 높은 베이비붐(1955~1963년 출생) 세대 창업자로 범위를 좁혀 보면 창업 평균 연령은 60.0세, 기업경력자 비율은 88.9%로 나타나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한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자금 조달에 있어 베이비부머는 '퇴직금 등 자기자금' 응답이 54.1%로 전체 시니어 평균보다 높았다.
창업 결정 동기와 관련해선 '퇴직 이후 자기사업 영위'(52.8%), '직장 등에서 취득한 기술·지식을 사장시키기 아까워서'(30.6%)라는 답변 비중이 전체 시니어 기술창업자보다 컸다.
이는 우리나라의 시니어 기술창업자가 대부분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하며,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기업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한 비중이 더 높다는 의미다. 또한 베이비부머의 경우 경제적 성공 기대감보다 퇴직 후 그동안 축적한 기술·지식을 바탕으로 자기 사업을 영위하려는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시니어 기술창업자들이 기술·경험·네트워크 측면에서 상당한 기반을 구축해 성공 확률이 높은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현재 정부가 시니어 기술창업지원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으나 시니어 기술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제도에 대한 인지도, 활용도, 만족도는 5점 만점에 각각 3.27점, 3.33점, 3.44점으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창업지원제도 활용과 관련해서는 정부 지원제도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또 중장년 창업자의 기술창업활성화를 위해 운영하는 '중장년기술창업센터'에 대해서는 지원 예산 부족, 인프라 구축 미흡 등이 지적됐다.
보고서는 시니어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해 청년창업 촉진과 같은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며 특히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 함양 및 창업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양현봉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베이비부머 709만명 중 경제활동을 희망하는 인구가 311만명이며 이들 중 상당수가 기술·네트워크·경험을 갖춘 만큼 이들의 창업을 지원해 고용창출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일자리를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년퇴직했거나 은퇴를 앞두고는 금융·신용보증기관 활용에 제약이 있는 만큼 일본 등의 사례처럼 기업·연구기관에서 6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기술창업에 도전할 경우 정책자금 융자나 특례 지원하는 방안과 함께 중장년기술창업센터가 시니어 기술창업 지원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도록 중앙 및 지방정부의 관련 예산지원 확대가 요구된다.
양 연구위원은 "시니어 기술창업가 3천명이 창업에 성공해 5명씩만 고용해도 1만5천명의 신규 채용이 생긴다"면서 "정부가 시니어 기술창업 활성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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