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팽창과 조류 다양성 변화 분석…인간활동 내성 가진 종 경쟁서 앞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중국 남동부 하이난섬(海南島)은 독특한 열대 환경을 가져 400여종이 넘는 조류가 서식하지만 최근 급속한 개발이 진행되면서 서식지가 다른 새들의 체형과 먹이가 비슷해지는 '생물적 균질화'(biotic homogenisation) 현상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과 영국 대학의 제휴로 설립된 시안자오퉁-리버풀대학교(XJTLU)에 따르면 이 대학 야생 조류학자 에밀리오 파가니-누네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998년과 2013년 사이 하이난섬을 10㎢씩 격자로 나눠 도시 팽창과 조류의 생물다양성 변화 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경제활동 및 토지 이용의 대규모 변화가 종(種)의 풍부도와 다양성을 위축시켜 생물적 균질화를 가져온 것을 확인했다.
또 인간 활동이 늘어나면서 이에 내성을 가진 종이 숲에 서식하는 종을 경쟁에서 앞서는 결과로 이어진 것도 드러났다.
이와 함께 하이난섬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가 이전까지 여겨져 온 것보다 더 복잡한 결과를 가져온 것도 밝혀냈다. 도시지역에서는 생태계 보호 조치가 생물다양성에 긍정적 결과를 가져왔지만 농촌지역에서는 비슷한 조치에도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논문 제1 저자인 파가니-누네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생태계 보호 입법을 통해 생물다양성에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을 피했다는 점을 알게 됐지만, 생물적 균질성이 증가하고 인간 활동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복잡한 영향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물다양성 감소와 생물적 균질화는 인류세에서 만연한 흐름"이라면서 "우리는 현재 6차 대멸종을 목도하고 있으며, 인간 활동의 부정적 영향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자연공동체는 회복할 기회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연구팀은 조류를 넘어 양서류와 포유류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환경보호와 경제개발 간 균형을 꾀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저널 '보전생물학'(Conservation Biology)을 통해 발표됐다.
앞서 지구 최대의 열대우림인 아마존의 기후가 건기에 더 덥고, 건조해지면서 지난 40년간 새들의 몸무게는 줄고 날개는 길어지는 체형 변화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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