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사우디, 하디 예멘 대통령 하야시킨 뒤 가택연금"

입력 2022-04-18 12:12  

WSJ "사우디, 하디 예멘 대통령 하야시킨 뒤 가택연금"
사우디·예멘 관리들 "사우디, 부패폭로 위협해 사퇴"
"위헌·예멘국민 권리 침해" vs "사우디, 예멘정파들 뜻 전했을 뿐"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압드라보 만수르 하디(76) 예멘 대통령을 하야시킨 뒤 리야드에 있는 자택에 연금하고 통신도 제한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복수의 사우디 및 예멘 정부 관리들이 이달 초 리야드에서 열린 예멘 정치그룹 회의 당시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하디 대통령에게 권한을 새로운 지도위원회에 이양하는 서면 포고령을 전달했다고 밝혔다며 이같이 전했다.
사우디와 예멘 관리들은 빈 살만 왕세자가 하디 대통령에게 예멘의 다른 지도자들이 그의 권력 이양에 동의했다는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하디 대통령은 지난 7일 권한을 예멘 부족 대표 8명으로 구성된 지도위원회에 이양했으며, 예멘 수도 사나가 후티 반군에 점령된 2015년 이후 사우디가 그에게 제공한 리야드 시내 자택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그동안 7년째 이어지면서 예멘 국내에서 인도주의 위기를 초래하고 사우디와 미국 간 관계 악화의 원인이 돼온 예멘 내전 종식 방안을 모색해왔다.
사우디와 예멘 정부 관리들은 이란과 연계된 후티 반군과 싸우는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사우디 관리들이 하디 대통령을 하야시키기 위해 그가 받는 부패 혐의에 대한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전했다.
한 사우디 관리는 "하디 대통령은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고 말했으며 다른 사우디 관리도 "예멘 정치인 몇 명만이 사우디 당국의 사전 승인 아래 그를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또 다른 사우디 관리는 논평 요구에 "여러 친정부 예멘 정파가 하디 대통령의 평화협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어 사우디에 그가 사임하도록 설득할 것을 요구했다"며 "사우디는 그에게 압박을 가하지도 않았고 그가 가택 연금당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는 그의 하야를 조종하거나 부패 혐의 폭로 위협도 하지 않았다"며 "사우디 역할은 회의에 참석한 예멘 정파들의 뜻을 그에게 전달하는 것뿐이었다"고 강조했다.
하디 대통령은 접촉이 되지 않고 있으며 무크타르 알 알라비 전 대통령 언론 담당 비서는 하디 대통령 하야는 헌법 위반이며 그에게 투표한 수백만 예만 국민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 측도 새로운 지도위원회가 외국 세력에 의해 세워졌다며 거부 의사를 밝히고 사우디에 개입 중단을 요구했다.
하디 대통령은 2012년 마지막으로 평화적으로 실시된 선거에서 승리한 뒤 2015년 수도 사나가 후티 반군에 점령된 다음 사우디로 탈출, 지금까지 사우디가 제공한 리야드 시내 거처에 머물러 왔다.
사우디는 2015년부터 예멘 내전에 개입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며 하디 대통령 정부를 도왔다. 그러나 내전은 장기화해 민간이 수십만 명이 숨지는 인도주의 위기가 발생했으며 이는 미국과의 관계악화로 이어졌다.
캐시 웨스틀리 주예멘 미국대사 직무대행은 지난주 새 지도위원회 대표를 만단 뒤 지도위원회가 이달 초 발표된 유엔 중재 휴전안을 준수하기로 약속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scite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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