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겁박 외교' 되레 국제사회서 고립 자초

입력 2022-04-19 16:11  

[우크라 침공] 러 '겁박 외교' 되레 국제사회서 고립 자초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러시아가 자국에 비우호적인 국가에 보복을 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지만 오히려 외교무대에서 더욱 따돌림당하는 결과를 자초했다고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가 18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러시아는 최근 유엔 총회 등에서 자국에 적대적인 언행을 하면 외교적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나 러시아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을 때 특히 노골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유엔 회원국에 서한을 보내 "투표에서 기권하거나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은 국가도 미국 등 서방의 편에 선 것으로 보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겁박 외교'의 본보기로 삼은 나라가 콜롬비아였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이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는데 러시아는 그를 환영하는 내용의 유엔 안보리 성명 채택을 막았다. 성명은 반군과 갈등을 겪은 콜롬비아의 최근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실리 네벤쟈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작정한 듯 모처럼 유엔 외교무대에 선 콜롬비아 대통령 앞에서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콜롬비아 정부가 무장 반군과 진행하고 있는 평화 협상이 미흡하고 마약 밀매에 대한 단속도 시원찮다고 혹평했다.
보통 한 국가의 지도자가 유엔에서 연설하면 다른 회원국은 해당 국가에 대한 존중을 표시하며 환대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러시아가 콜롬비아에 모질게 나온 것은 콜롬비아가 지금까지 유엔 총회 등에서 러시아 규탄 대열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데다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퇴출 투표에도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라고 포린폴리시는 풀이했다.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마음만 먹으면 유엔의 국제 외교를 망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이런 외교 전술은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러시아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퇴출당한 데 이어 13일 비정부기구 위원회, 여성 집행위원회, 유니세프 집행위원회, 원주민 문제 상설 포럼 등 4개의 자리가 걸린 표결에서 졌다.
원주민 문제 상설 포럼에는 러시아가 탈락하는 대신 우크라이나가 압도적 표 차로 선출됐다.
영국 유엔 대표단은 트위터에서 "러시아는 이날 유엔에서 열린 4개의 투표에 나갔지만 전부 졌다"라고 적었다.
유엔의 한 외교관은 "우리의 목적은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것인데 오히려 그들이 자신을 훌륭히 따돌리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러시아의 맹공을 받은 두케 대통령도 가만히 당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제노사이드'(인종청소)라고 비난했다.
또 러시아가 자국의 평화 프로세스를 혹평한 것을 겨냥해 "다른 나라를 침략하고 동족상잔을 벌이는 나라는 평화를 논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충고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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