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이후 12%나 올라…일본은행 금융완화 자세 고수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엔화 가치가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2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129.38엔까지 올라 2002년 4월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14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지난달 이후 12%나 뛰었다.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2021회계연도(2021.4~2022.3) 일본 무역수지가 5조3천749억엔(약 51조6천억원) 적자로 7년 만에 최대 적자 폭을 기록한 것이 엔화 매도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격한 엔화 약세의 주원인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 확대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과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연일 가파른 엔화 가치 하락의 부작용을 거론하며 사실상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미·일 금리차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조만간 130엔을 넘어서고 135엔까지 도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이날 장기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정 이율로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조치를 추가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미·일 금리차 확대를 배경으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지난달에 이어 이 조치(국채 무제한 매입)를 취함으로써 금융완화 정책을 계속한다는 자세를 재차 선명히 하는 형태"라고 분석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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