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고리로 대러 제재 대응 시사…"6월1일까지 관련 검토 마무리" 지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의 대러제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러시아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서방이 정치적 의도를 지니고 러시아산 철강과 금속 등에 대한 수입을 규제함으로써 WTO 규정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금속 생산업체들을 겨냥한 (서방의) 비우호적 조처는 목전의 정치적 이익에 부합해 이뤄진 것"이라면서 "서방 무역 파트너들의 행위의 적법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WTO 내에서 우리가 취할 조처를 위한 최신의 전략을 준비할 것을 정부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6월 1일까지 관련 검토가 반드시 마무리돼야 한다고 덧붙였으나, 이후 어떤 조처가 수반될 것인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러시아의 핵심 금속산업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지를 논하는 와중에 나왔다. 러시아는 압연강재 등 원자재의 세계 최대 수출국 중 하나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각료들에게 러시아산 철강에 대한 국내 수요를 진작시켜 공장 가동과 고용을 유지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 파트너들의 행동이 실질적 변화를 보일 것이라고 믿을 이유가 없다"면서 장기 계획을 세워 러시아 철강기업들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외신들은 러시아 최대 철강기업 세베르스탈이 서방의 금융제재로 지난달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 시한을 넘기는 등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소식을 전했다.
국제통화기금은 19일 러시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8.5%로 11.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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