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변인 "도피한 반군들 귀국해 라마단 종교행사 참여 가능"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부가 남부지역에서 분리독립 투쟁을 벌이는 이슬람 반군 세력과의 평화협상 진전을 위해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을 맞아 유화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21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라차다 타나디렉 정부 부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태국에서 도피한 이슬람 반군들이 태국으로 돌아와도 체포되지 않고 라마단 관련 종교 행사해 참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체포 유예 기한'은 라마단이 시작한 지난 3일부터 내달 14일까지다.
이 기간에는 태국군이나 보안 당국도 이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라차다 부대변인은 '평화를 위해 모스크(Mosque·이슬람 사원)로'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조치는 남부 국경 지대의 분리독립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지역 경제 발전을 모색하려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바람에서 시작됐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된 태국 정부와 말레이시아 북부 및 태국 남부 빠따니주를 무대로 활동하는 주요 이슬람 무장반군인 민족해방전선(BRN)과의 평화 협상에서 '한시적 처벌 유예' 방안이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현재 266명의 이슬람 반군이 이 조치에 호응할 의사를 밝혔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국으로 돌아오는 이슬람 반군들이 체포될 것이라는 가짜 뉴스에 속지 말라고 강조했다.
보안작전사령부(ISOC) 지역4 본부의 티라 대와 부사령관도 라마단 기간 돌아오는 이슬람 반군에 대한 처벌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라차다 부대변인은 덧붙였다.
태국은 불교 국가지만 이른바 '딥 사우스'(Deep South)로 불리는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남부 3개 주와 송클라주 일부는 종교, 인종, 문화적으로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
과거 이슬람 통치자인 술탄이 다스리던 빠따니 왕국의 영토였던 이곳은 지난 1909년 영국과의 조약에 따라 태국에 병합됐지만, 이슬람 반군들은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테러와 무장 분쟁을 벌여왔다.
폭력 감시단체인 '딥사우스와치'(DSW)에 따르면 2004년 이후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반군간 충돌로 지금까지 7천300여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태국 정부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이슬람 반군과의 평화협상을 중단했다가 올 초부터 이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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