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세계유산위 러시아 개최 무기한 연기(종합)

입력 2022-04-22 00:59   수정 2022-04-22 17:13

[우크라 침공] 세계유산위 러시아 개최 무기한 연기(종합)
"러시아 측 제안…나머지 위원국 반대 없어 확정"
'사도 광산' 등재 여부 결정 시기에도 연쇄적 여파 가능성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오는 6월 19∼30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제45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가 기약 없이 미뤄졌다고 AF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기를 원한 유네스코 고위 관계자는 AFP에 올해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인 러시아 측이 세계유산위원회를 무기한 연기하자고 제안했고, 이것이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앞서 유네스코 주재 러시아 대사가 앞서 일본과 이탈리아 등 다른 세계유산위원회 위원국에 이러한 제안을 담은 서한을 보냈고,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아 연기가 확정됐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21개 위원국으로 이뤄진 세계유산위원회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제출한 심사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국제사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많은 사상자를 양산하고, 역사적 건축물을 훼손한 러시아에서 세계유산위원회를 개최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연기 결정으로 일본 니가타(新潟)현 사도(佐渡)시에 있는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 광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일본 정부의 계획에도 여파가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금까지는 일본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후보로 공식 추천한 사도 광산의 심사 일정이 지체 없이 진행된다면 내년 6∼7월 열릴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현재로서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언제, 어디에서 열릴 것인지도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차기 회의가 어떻게 될 것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실정이나 모든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이번 연기는 시기와 장소를 정하지 않은 연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전례가 없는 일이라 모든 것은 정하기 나름일 듯하다"고 설명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가 지난 2월 1일 일본 정부가 제출한 추천서에 형식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로 관련 자료를 넘겨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산센터 사무국은 지난 8일 일본 정부가 제출한 서류가 완결성 검증을 통과했느냐는 연합뉴스의 질의에 "세계유산위원회가 심사하기 전에 등재 절차에 관해 논평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이코모스가 서류 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만한 '진정성'과 완전성'을 갖췄는지를 평가하면, 세계유산센터는 그 결과를 이듬해 5∼6월 당사국에 통보한다.
이코모스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등재 권고,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4가지다. 여기서 등재 권고 평가를 받으면 세계유산위원회에서도 별다른 문제 없이 등재 결정을 받는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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