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침엔 고의로 거짓말 하면 사임해야…경찰 수사 종료 후 조사 착수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파티게이트 관련해서 의회에서 거짓말을 했는지 정식 조사를 받게 됐다.
영국 하원은 21일(현지시간) 존슨 총리가 코로나19 봉쇄 중 파티와 관련해서 거짓말을 하며 의회를 모욕했는지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존슨 총리는 작년 12월 하원에서 코로나19 사태 중 총리실에서 모든 지침이 준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경찰은 2020년 6월 총리실에서 열린 존슨 총리 생일파티가 방역규정 위반이라며 범칙금을 부과했다.
영국 정부 지침에서는 각료가 알면서도 하원을 오도한 경우 사임해야 한다.
BBC는 존슨 총리가 의회 내 거짓말에 관해 조사를 받는 첫 총리이며, 신뢰와 정직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 시스템에서 이는 큰일이라고 평가했다.
노동당이 제안한 존슨 총리 조사안건은 5시간 토론 끝에 정식 투표 없이 통과됐다.
여당인 보수당의 의원들은 당초엔 안건 처리를 연기시키라는 지침을 받았는데 회의 직전에 갑자기 보수당 수석 원내총무가 찬성 입장을 밝히며 상황이 급반전됐다.
이와 관련해서 보수당 내 평의원들의 여론이 심상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더 타임스와 스카이뉴스 등이 전했다.
보수당의 영향력 있는 한 의원은 이날 존슨 총리가 진작에 물러났어야 한다면서 "공연은 끝났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또 다른 보수당 의원은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에 불신임 서한을 제출했다고 공개했다. 54명 이상이 의견을 모으면 불신임 투표를 하게 된다.
노동당은 파티 게이트와 관련해서 존슨 총리 사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인도 순방 중인 존슨 총리는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서 "숨길 것이 전혀 없다"면서 "나는 국가 미래에 관한 일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 조사를 맡을 하원 특권위원회는 노동당 2명, 자민당 1명, 보수당 4명 등 의원 7명으로 구성된다.
존슨 총리가 고의로 의회를 오도했는지 조사해서 보고서를 작성하고 사과, 징계, 퇴출 등의 처분을 권고할 수 있다.
조사는 총리실과 정부청사에서 봉쇄 중 벌어진 파티와 관련한 경찰 수사가 끝난 뒤에 시작한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