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장관 "부모가 매 들 수 있는 권리 있어야" 주장
스코틀랜드·웨일스는 자녀 체벌 금지 법제화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영국에서 자녀 체벌을 둘러싸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타임스에 따르면 나딤 자하위 영국 교육부 장관은 이날 타임스 라디오에 출연해 부모가 아이에게 매를 들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지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하위 장관은 자녀를 어떻게 교육하는 것이 최선인지를 결정하는 데 정부는 부모를 신뢰해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며 국가가 나서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영국의 어린이 인권 보호기관인 아동청이 자녀 체벌을 아예 법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레이철 드 수자 아동청장은 "아이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폭력도 혐오하고 반대한다"며 "아이는 어른보다 더 상처받기 쉽고, 그래서 우리는 아이의 인권을 확실히 지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에서 어린이를 법적으로 이미 보호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것(체벌 금지 입법)이야말로 분명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 수자 아동청장의 이런 주장은 최근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의회가 체벌 금지법을 도입한 데 따른 것이다.
스코틀랜드는 2020년 체벌 금지법을 제정했고 웨일스도 지난달 이를 도입했다. 이에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도 입법 요구가 나오고 있다.
드 수자 청장은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는 아동 체벌을 금지했고 이에 우리는 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됐다"며 "우리도 이제 이를 들여다볼 좋은 기회고 우리 정부도 한다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잉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도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어린이 보호단체들도 "성인과 동물에 대한 체벌은 이미 금하고 있는데도 18세 이하를 달리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한다.
영국의 가장 큰 어린이 자선단체인 NSPCC가 지난달 성인 약 3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8%는 체벌에 반대했다. 58%는 손으로 때리는 것도 이미 불법이라고 생각했고 20%는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60개 이상의 국가가 어린이 체벌 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