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미국 체조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13명이 부실 수사를 이유로 연방수사국(FBI)에 1천만달러(약 124억원)씩 모두 1억3천만달러(약 1천615억원)의 배상을 요구했다고 A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해자 측 제이미 화이트 변호인은 "올림픽팀 주치의로 알려진 연쇄 강간범이 아무 제약 없이 어린 여성에게 접근한다는 의혹이 당시 있었다"며 "(FBI의 수사 지연으로) 가해자가 17개월간의 '공포 통치'를 더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FBI가 사건을 인지한 2015년 7월 이후에도 100명 이상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했으며 다른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변호사인도 FBI에 유사한 요구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방법에 따르면 국가 기관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 보상은 소송에 앞서 해당 기관에 먼저 요구해야 한다. 정부 기관이 6개월 시한 내에 내놓은 답변 내용에 따라 소송도 제기할 수 있다.
미국 체조대표팀 주치의를 지낸 래리 나사르는 2016년 11월 성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1986년부터 30년간 대표팀 주치의로 일하면서 여성 선수에게 상습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다 2016년 피해자가 잇따라 증언하면서 수사를 받아 2018년 성폭행 등 혐의로 사실상 종신형을 받고 복역중이다.
지난해 7월 미 법무부가 공개한 수사 기록에 따르면 나사르에 대한 첫 조사는 2015년 7월 이뤄졌지만 몇몇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절차가 몇 달간 미뤄졌다. 그동안 나사르는 추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FBI의 뒤늦은 수사로 밝혀진 피해자는 모두 265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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