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쿠데타 15개월째…미국, 쿠데타 제재에 가장 적극적
필리핀은 사흘 전 대선…두테르테 대통령도 미국과 껄끄러워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내달 미국에서 열릴 미-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 정상회담에 쿠데타 군부가 집권 중인 미얀마와 내달 초 대선이 치러질 필리핀 정상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내달 12∼13일 이틀간 워싱턴DC에서 아세안 회원국 정상들과 특별 정상회담을 갖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넓히는 중국에 대한 견제 방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그리고 미얀마 쿠데타 사태가 주요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태국과 베트남 외교부는 최근 각각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팜 민 찐 총리가 미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캄보디아 외교부 대변인도 훈센 총리의 미국 방문을 확인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은 보도했다. 캄보디아는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다.
그러나 쿠데타 15개월째로 접어든 미얀마의 경우,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정상회담에 초청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 자회사인 베나르 뉴스가 지난 20일 보도했다.
트쿠 파이자샤 인도네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매체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정상회담 참석을 확인하면서도 미얀마에 대해서는 "아세안 회원국 사이의 합의는 미얀마는 비정치적 인사가 대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 압승으로 끝난 지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면서 지난해 2월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아세안은 지난해 4월 쿠데타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즉각적 폭력중단 등 5개항에 합의했지만, 군정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같은 해 10월부터 정상회의에 흘라잉 사령관 참석을 배제해 왔다.
대신 비정치적 인사의 참석을 허용했지만, 군부도 이에 반발하면서 공석으로 정상회의가 진행돼왔다.
인도네시아는 미국과 아세안 사이 조정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인도네시아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은 미국 정부의 입장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2월1일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주도한 쿠데타 이후 서구 국가 중 가장 강력한 제재를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얀마 군정 조 민 툰 대변인은 매체에 금주 초까지도 미국 정부로부터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과거처럼 비정치적 인사만이 참석할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떠한 회담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나르 뉴스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워싱턴DC 정상회담 장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자신의 '마약과의 전쟁'을 인권 유린이라며 강하게 비난해 온 미국과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온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이후 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 거리를 두는 대신 중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와는 별개로 필리핀에서 정상회담 사흘 전인 내달 9일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두테르테 대통령의 정상회담 불참이 예상되는 이유라고 매체는 전했다.
전통적으로 필리핀 대통령은 선거가 치러지는 기간은 해외 방문을 피해왔으며, 특이 이 선거가 대선이면 더 그렇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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