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무회의 의결후 기재부 심의…'경제성 낮다' 사타 결과에 논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이르면 이달 말 부산 가덕신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가 확정되는 등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사전 유출된 사전타당성조사(사타) 결과에서 경제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와 예타 면제가 확정될 경우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24일 정치권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가덕신공항의 예타 면제를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기획재정부의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거쳐 예타 면제 여부가 확정되는데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인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초 통과된 가덕신공항 특별법에는 기재부 장관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예타 면제를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앞서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기재부에 가덕신공항에 대한 예타 면제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사타 결과에 대해 보고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윤 당선인이 예타 면제를 공약한 바 있고, 여야 주도로 통과된 신공항 특별법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있는 만큼 무리 없이 예타가 면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부산엑스포지원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타 면제)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 (예타 면제에 관해) 아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라 기재부는 예타를 면제하는 대신 사업계획적정성 검토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타가 경제성을 분석해 사업 추진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인 것과 달리 적정성 검토는 사업은 추진하되 사업 규모와 사업비 등이 적절한지만 따진다.
국토부가 연구용역을 발주해 한국항공대 컨소시엄이 진행한 사타 결과도 국무회의 의결과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사타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나 최근 일부 내용이 부산 지역 정치권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사타에서 추정한 가덕신공항 예상 수요는 2056년 기준 2천300만명으로 부산시 예측(4천60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사업비는 부산시 예상(7조5천억원)의 2배에 가까운 13조7천억원이 들고, 개항 시점은 부산시 요구(2029년)보다 늦은 2035년 6월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성 평가라고 불리는 비용편익분석(B/C)은 0.51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1을 넘어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이처럼 가덕신공항 사업 자체의 경제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결론 난 것으로 알려지자 부산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는 "여야 모두 합의한 국가시책을 국토부가 추진하려는 의지가 없다"며 사타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가덕신공항의 2029년 개항이 필수라고 강조해온 만큼 개항 시점이 늦어진다는 사타 결과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특별법에 따라 가덕신공항 예타 면제는 사타 결과와 관계없이 이뤄질 수 있지만, 사타 결과가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나오면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
사타 결과가 알려지자 당장 일부 정치권과 환경단체에서는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가덕신공항은) 단군 이래 최대 적자공항이 될 것"이라며 "임기를 몇 주밖에 남기지 않은 대통령이 국민께 이렇게 큰 짐을 남기고 가는 것이 과연 옳겠나"라고 비판했다.
여 대표는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가덕신공항 건설 강행이 아니라 전면 검토와 백지화"라며 "기후 위기와 지역소멸 시대에 과거처럼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한 해법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특별법의 제정 취지를 고려하면 사타 결과가 사업의 적정성을 따지는 핵심이 아니고 사전 조사 성격에 그친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특별법 제정 이전에 경제성만 따졌던 것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경제성 외에 지역균형발전의 측면에서 가덕신공항이 갖는 중요성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이 특별법의 기본 방향인 만큼 이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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