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관상은 영국관, 최고작가상은 조각가 시몬 리 각각 수상
흑인 실존성 부각한 작품 선보여 눈길…한국 작가는 수상 실패
(베네치아=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127년 역사상 가장 많은 여성 작가가 참여해 이목을 끈 베네치아 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의 수상자도 '여성천하'로 마무리됐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23일(현지시간) 공식 개막식 겸 시상식에서 미국 흑인 여성 조각가 시몬 리에게 황금사자상 최고작가상을 수여했다.
1995년 제정된 최고작가상은 본전시(국제전)에 초청된 작가를 대상으로 한다. 올해는 58개국 213명이 본전시에 참여했다. 참여 작가 가운데 90%에 가까운 188명이 여성 작가다. 1895년 비엔날레 출범 이래 최다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극적인 '성비 역전' 현상 속에 지난 20일 언론·예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엔날레 사전 공개 전후로 '황금사자상은 여성 작가가 따놓은 당상'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시몬 리는 조각이라는 매체를 통해 흑인 여성의 정체성을 조명하는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는 이번 비엔날레 최고 인기관 가운데 하나인 미국관의 대표작가로도 참여해 흑인 여성의 실존성을 부각한 작품을 다수 전시했다.
황금사자상 국가관상 역시 영국의 흑인 여성 아티스트 소냐 보이스가 대표작가인 영국관에 돌아갔다.
보이스 작가도 음악을 통해 흑인 여성의 정체성을 톺아보는 흥미로운 구성으로 주목을 받았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주제 의식을 가진 흑인 여성 작가가 올해 비엔날레 최고작가상과 국가관상을 휩쓸었다는 게 눈길을 끈다.
영국관으로선 1986년 황금사자상 국가관상 제정 이래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주목할 만한 작품과 전시 구성을 선보인 국가관에 주어지는 '특별언급상'은 프랑스관과 우간다관에 돌아갔다.
올해 처음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국가관을 꾸민 우간다는 첫 참가에 수상까지 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한국관은 설치예술가 김윤철씨가 대표 작가로 참여해 미래형 이미지의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여 평단과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다.
본전시에 참여한 설치작가 이미래씨, 행위예술가 정금형씨도 수상을 다음으로 미뤘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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