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최대 물류항 오데사 폭격…미 국방·국무 키이우 전격 방문

입력 2022-04-24 16:08   수정 2022-04-24 18:43

러, 최대 물류항 오데사 폭격…미 국방·국무 키이우 전격 방문
러, 남부·동부 우크라 흑해 진출로 봉쇄 작전에 속도
아기 등 민간참사…마리우폴 최후항전지 공격 재개
젤렌스키, 정상회담 거부해온 푸틴에 협상 거듭 제안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러시아군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의 전략 요충지들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우크라이나의 최대 물류항인 오데사에서는 러시아군의 미사일에 갓난아기 등 민간인이 숨지는 비극이 되풀이됐다.
이미 무차별 폭격으로 폐허가 되다시피한 다른 주요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최후저항지를 겨냥한 공격도 재개됐다.
마리우폴에 이어 오데사 등 주요 항구도시들이 점령돼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반군 점령지와 연결되면 우크라이나는 흑해 진출로를 잃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전쟁 종식을 위한 평회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보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날 회담이 예정됐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들 장관은 올해 2월 24일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수도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직접 회담하는 미국 고위급 관리다.

◇ 러, 우크라 흑해 봉쇄작전 가속…오데사에 미사일 공격
AP,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정교회의 축일인 부활절 전날인 이날 러시아군은 오데사를 향해 적어도 6발 이상의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오데사 인근의 서방 지원 무기 저장고를 타깃으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미사일이 오데사 아파트 건물에도 떨어졌고, 이로 인해 적어도 8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통신사 UNIAN은 특히, 태어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은 여아와 엄마, 할머니가 모두 사망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아기가 태어난 지 1개월 됐을 때 전쟁이 시작됐다"며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지 상상이나 할 수 있나"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군 아조우 연대와 해병대가 최후의 항전을 하는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대한 공격도 단행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은 "적이 아조우스탈에 있는 마리우폴 방어군의 마지막 저항을 없애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 지상 병력도 제철소에 대한 습격을 재개했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전황은 전하지 않았다.
앞서 이틀 전 러시아는 마리우폴에 대해 사실상 점령을 선언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제철소에 습격이 아닌 봉쇄 작전을 지시한 바 있다.
원자재 운송·장비 유지보수 등을 목적으로 대규모 지하 터널망이 설치돼 있는 이 지하에는 군인과 민간인 약 2천명이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 지역의 한 중소도시 마을에 포탄이 떨어져 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 美 국무·국방장관 키이우 방문…미 고위급 인사 첫 현지 회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24일 키이우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큰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일 미국에서 사람들이 온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지지하는 것을 기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AFP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내각 인사들에 대한 "매우 민감한 방문"에 대해 미 국무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회담이 이뤄지면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 고위 당국자의 우크라이나 첫 방문이 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개로 방문 일정에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 최고위급 인사를 만난 것은 전쟁 전인 2월 19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
미국은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에 모두 13억 달러 규모의 군사·경제적 추가 지원을 발표하는 등 서방국에서도 가장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등 유럽 정상들은 키이우를 찾아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도 키이우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전달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 젤렌스키, 푸틴에 정상회담 거듭 제안…푸틴은 묵묵부답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누가 됐든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며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그는 "평화 협상으로 이어질 수만 있다면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두렵지 않다"며 "만났으면 좋겠다는 게 아니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외교적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실무진 협상이 기대 수준으로 진척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줄곧 거부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리우폴 제철소에서 저항을 계속하는 자국 장병이 전사하는 경우 "그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러시아가 점령한 남부 헤르손에서 합병 여부를 두고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경우에도 회담을 지속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달 26일 모스크바에 이어 28일 키이우를 방문해 전쟁을 멈추기 위한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먼저 러시아에 갔다가 우크라이나로 오는 것은 그야말로 잘못"이라며 "순방 순서에 공정도 논리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쟁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다. 모스크바 거리에는 시체가 없다. 먼저 우크라이나 국민을 만나 침공의 결과를 보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정교회의 부활절인 24일 모스크바에서 미사에 참석했다. 이날 자정을 지나 열린 미사는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키릴 총대주교의 집전으로 크렘린궁 인근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진행됐다.
taejong75@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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