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보다 1.3% 줄어…코로나19로 인한 휴교 줄면서 수요 감소한 듯
남성 육아휴직자는 1천600명 늘어…전체 사용자의 4분의 1
'대기업·고소득자' 위주 남성 육아휴직 증가 계속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작년 육아휴직한 직장인은 11만여명으로 2001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전년보다 줄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육아휴직급여 초회수급자(한 자녀에 대해 처음으로 육아휴직·출산전후휴가급여를 받은 사람)가 11만555명으로 재작년 11만2천40명보다 1.3%(1천485명) 줄었다고 25일 밝혔다.
육아휴직자는 그간 휴직급여와 대상 기간이 늘면서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5년 육아휴직자는 1만1천명으로 약 15년 사이 10배로 뛰었다.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전년인 2020년보다 줄어든 것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에 유독 육아휴직자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노동부는 분석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학교·유치원 등이 전국적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있어 육아휴직 수요가 많았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작년에는 전국 단위로 등교를 못 하는 일은 없었다.
실제 3~5세와 8세 자녀를 둔 육아휴직자는 2019년 각각 1만2천561명과 5천738명에서 2020년 1만4천29명과 7천93명으로 증가했다가 2021년 1만2천946명과 6천387명으로 감소했다.
전체 육아휴직자는 줄었지만, 남성 육아휴직자는 늘었다.
작년 남성 육아휴직자는 2만9천41명으로 전년보다 5.9%(1천618명) 증가했다.
다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6.3%에 불과했다.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재작년보다 1.8%포인트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전체의 4분의 1수준에 그쳤다.
남성 육아휴직자가 규모가 큰 기업에 다니거나 소득이 많은 사람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추세는 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근로자가 1천명 이상인 사업체에서는 남성 육아휴직자가 재작년보다 11.4% 증가했으나 5인 미만 사업체와 5인 이상 9인 미만 사업체에선 6.5%와 3.3% 감소했다.
'10인 이상 99인 미만', '100인 이상 299인 미만', '300인 이상 999인 미만' 사업체의 남성 육아휴직자 증가율도 각각 2.6%, 7.0%, 3.7%로 1천명 이상 사업체에 크게 못 미쳤다.
통상임금 수준별로 보면 300만원 이상인 경우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재작년에 견줘 14%나 늘었지만 200만원 미만인 경우엔 오히려 감소했다.
회사 규모나 임금 수준별로 육아휴직 사용에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노동부는 "자녀 맞돌봄 문화가 확산해 남성 육아휴직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성과를 강조했다.
지난해 육아휴직자 중 57.9%는 자녀가 태어나고 6개월 내 휴직한 경우였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7~8세) 육아휴직을 한 경우는 13.8%였다.
자녀의 입학에 맞춰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경우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평균 육아휴직 기간은 9.5개월로 재작년보다 0.1개월 길어졌다.
여성 육아휴직자의 평균 기간은 9.4개월로 재작년에 견줘 0.3개월, 남성은 8.8개월로 0.8개월 늘어났다.
한편 작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이용한 사람은 1만6천689명으로 재작년(1만4천698명)보다 13.5% 증가했다.
근로시간 단축제 이용자를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은 1만5천57명이고 남성은 1천632명에 그쳤으며 특히 재작년과 비교했을 때 여성은 15.2% 늘었는데 남성은 0.4% 감소했다.
전체 근로시간 단축제 이용자 가운데 29.7%는 자녀의 입학에 맞춘 경우였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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