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외신기자클럽 인권언론상 중단…"레드라인 불확실"

입력 2022-04-25 21:24  

홍콩외신기자클럽 인권언론상 중단…"레드라인 불확실"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외신기자클럽(HKFCC)이 '레드 라인'이 불확실하다며 26년간 시상해온 인권언론상 중단을 발표했다.
홍콩외신기자클럽 키스 리치버그 회장은 25일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23일 긴 토론 끝에 유감스럽게도 인권언론상을 추후 검토가 있을 때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년간 홍콩의 언론인들은 새로운 '레드 라인' 아래 일해왔지만, 불확실성의 중대한 영역이 남아있고 우리는 무심코 그 법을 위반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가 해당 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며 "우리가 수상자를 발표하고 축하해왔던 세계 언론 자유의 날인 5월 3일을 2주도 안 남긴 시점이라 더욱 고통스럽다"고 부연했다.
리치버그 회장은 "외신기자클럽은 홍콩에서 계속 언론의 자유를 촉진할 것"이라면서도 "최근의 전개가 우리의 접근에 변화를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기자클럽의 이러한 결정은 올해 인권언론상의 5개 부분 수상자로 지난해 12월 홍콩 당국의 압박 속 자진 폐간한 입장신문이 선정된 데 따른 것이라고 AFP·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AFP는 "입장신문에 시상할 경우 홍콩국가보안법이나 선동죄로 기소될 수 있다는 법률적 조언에 내부에서 격론이 벌어졌고, 상의 중단 결정에 해당 상을 심사하는 외신기자클럽 내 언론의 자유 위원회 위원 8명이 항의의 의미로 모두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입장신문과 관련해 홍콩 중견 언론인 앨런 아우가 선동 혐의로 체포되자 언론의 자유 위원회가 우려를 표하는 성명을 발표하려는 것을 외신기자클럽 이사회가 거부하면서 이미 클럽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다"고 부연했다.
언론의 자유 위원회의 시바니 마흐타니 위원은 "나는 우리가 모든 것이 정상적인 척, 우리가 여전히 진정한 기자클럽이 될 수 있는 척하는 대신 홍콩에서 목도하는 것에 대해 현실적이고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티모시 맥러플린 위원은 "성명을 검열하고 상을 폐지하는 것은 홍콩에서 일들이 평소처럼 진행되고 있다는 신화를 유지하는 데 이용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에서는 2020년 6월 국가보안법 시행 후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해 6월 대표적 반중 매체 빈과일보를 시작으로 입장신문과 시티즌뉴스 등 민주진영 매체들이 당국의 압박 속 자진 폐간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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