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방기관 "北, 종교자유 세계 최악…특별우려국 재지정 권고"(종합2보)

입력 2022-04-26 04:48  

美연방기관 "北, 종교자유 세계 최악…특별우려국 재지정 권고"(종합2보)
국제종교자유委 "북한인권특사 임명하고 북한인권법 재승인해야"
"北 종교자유 침해 제재하고, 진전 대가로 일부 제재 해제해야"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라고 국무부에 권고했다.
USCIRF는 각국의 종교 자유를 증진하고자 미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외교 정책을 권고하기 위해 미 의회가 설립한 독립적이고 초당적인 연방정부 기관이다.
위원회는 이날 북한을 포함한 15개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라는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무부는 작년 11월에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했다. 이로써 북한은 2001년 이후 20년째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에 포함됐다.
올해도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국무부가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면 북한은 21년 연속으로 이에 포함되게 된다.
미 국무장관은 1998년 미 의회가 제정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매년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를 평가하고 특별우려국과 특별감시국 등을 지정한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2021년에도 북한의 종교자유 상황은 세계 최악이었다"며 북한의 주체사상에 뿌리를 둔 유일 영도체제 구축 10대 원칙이 명목상 종교 자유를 보장한 북한 헌법과 국제법에 명시된 권리와 자유를 사실상 무효화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당이 종교적 신념과 활동을 감시·통제하며 북한 주민의 종교 자유를 조직적으로 부정하고 있다면서 종교인들을 적대적 계급으로 분류, 국가의 적으로 간주해 차별과 처벌, 고립, 심지어 처형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 인권 침해를 조사하는 비정부기구 코리아 퓨처 보고서를 인용, 북한이 종교활동과 종교 물품 소지 등을 이유로 신도들을 박해해왔다며 이들이 자유 박탈과 고문, 성적 학대, 강제노동, 처형 등 다양한 인권침해와 학대를 겪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노동당의 지휘 아래 중앙 및 지방의 당과 정부 조직이 이런 지독한 학대를 자행하는 데 직접 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의 기독교인에 대한 만행이 '제노사이드'(집단학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영국 의회의 '대북 초당적 모임'(APPG)의 2021년 보고서를 인용하기도 했다.
특히 위원회는 작년 3월 유엔 인권이사회(UNHRC)가 북한의 인권 유린 규탄 결의안을 채택하며 북한 정부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미국은 결의안을 공동 지지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작년 12월에도 유엔 총회에서 60여 개국이 참여한 대북 인권 침해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한국이 3년 연속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도 적시했다.
이에 따라 USCIRF는 북한을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하라고 미 정부에 권고하는 동시에 "안보와 인권을 미국 정책과 대북 양자 협상에서의 상호 보완적 목표로써 통합하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국무부에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하라고 권고하면서 미 의회에 대해서도 특사 임명을 정부에 촉구하고 북한 인권법을 재승인하라고 요구했다.
미국의 북한인권특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7년부터 공석이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북한의 종교 자유 침해에 대해 국제 파트너들과 조율된 다자적 제재를 포함해 광범위한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면서, 동시에 종교 자유와 관련된 인권에서의 구체적인 진전을 대가로 특정한 제재 해제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나딘 마엔자 USCIRF 위원장은 이날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의 종교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제재 체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광범위한 제재 권고를 거론하면서도 "제재는 일부일 뿐이지 마법의 무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어떤 면에서는 미국 정부가 종교 자유를 장려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퍼즐의 한 조각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린 보고서에서 북한의 (종교자유) 침해와 함께 구체적인 진전에 대한 대가로 특정 제재 완화 고려를 권고했다"며 "미국 정부가 안보와 기타 이슈를 놓고 대화하면서 종교의 자유 문제를 가져오는 각기 다른 방법들이 있다. 그것이 우리가 미 정부에 권장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USCIRF가 이날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하라고 권고한 국가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미얀마,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에리트레아, 파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작년에 지정된 10개국이 그대로 포함됐다.
여기에다가 위원회는 아프가니스탄, 인도, 나이지리아, 시리아, 베트남을 새롭게 포함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작년에 처음으로 국무부로부터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이번에도 위원회가 재지정을 권고함에 따라 2년 연속 특별우려국에 오를 가능성이 커졌다.
USCIRF는 이들 국가에 대한 특별우려국 지정 권고 이유로 "이들 정부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이며 심각한 위반에 관여하거나 용인했다"는 점을 들었다.
위원회는 아울러 알제리, 쿠바, 니카라과, 아제르바이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인도네시아, 이라크,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터키, 우즈베키스탄 등 12개국을 종교자유 특별감시국으로 지정할 것을 권고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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