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반정부 시위 주도…석방됐다 쿠데타 연루 혐의 재구속
에르도안, 석방 요구 10개국 대사 추방 지시했다 철회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의 반체제 인사인 오스만 카발라가 2013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이스탄불 법원은 25일(현지시간) 2013년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 정부를 전복하려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오스만 카발라에게 가중처벌 종신형을 선고했다.
가중처벌 종신형은 터키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려고 사형제를 대체해 도입한 제도로 가석방이 극도로 어렵거나 불가능하며, 수감 조건이 일반 종신형보다 엄격하다.
카발라를 비롯한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2013년 정부가 쇼핑센터 건립을 위해 이스탄불 도심의 탁심 광장 주변 게지 공원의 나무를 뽑아내려 하자 반대 시위에 나섰다.
이를 경찰이 강경 진압하면서 소규모 개발 반대 시위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확산했다.
게지 공원 시위는 2개월가량 이어지면서 시위 참가자와 경찰관 등 8명이 숨졌고 수천 명이 부상했다.
검찰은 2017년 카발라를 구속기소하고 가석방이 불가능한 가중처벌 종신형을 구형했다.
그러나 이스탄불 법원은 2020년 2월 그를 포함한 피고인 9명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며, 카발라를 석방하도록 했다.
카발라는 법원 판결 후 800일 넘게 수감돼 있던 이스탄불 서부의 실리브리 교도소에서 석방됐으나 검찰은 그가 교도소를 나오자마자 2016년 쿠데타 시도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적용해 다시 체포했다.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2019년 터키 정부에 카발라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유럽평의회는 지난해 말까지 터키 정부가 유럽인권재판소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터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터키 주재 미국·독일·프랑스·덴마크·핀란드·캐나다·네덜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스웨덴 등 10개국 대사들이 카발라의 석방을 요구하는 공동 성명을 내기도 했다.
당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개국 대사들을 "무책임하다"고 비판하고 이들의 추방을 지시했으나, 이후 추방 지시를 철회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