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페루 정부가 25일(현지시간) 제헌의회 구성과 새 헌법 제정을 위해 국민투표를 하는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EFE통신과 페루 언론들이 보도했다.
아니발 토레스 페루 국무총리는 10월 2일 지방선거일에 제헌의회 소집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한 후 가결되면 130인의 제헌의회를 구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헌의회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정권 시절인 1993년 제정된 현행 헌법을 대신할 새 헌법 초안을 작성하게 된다.
토레스 총리는 "카스티요 대통령도, 장관들도 새 헌법 초안에 한 글자도 쓰지 않을 것"이라며 다양하게 구성된 제헌의회 의원이 초안 작성을 전담한다고 강조했다. 초안이 완성되면 또 한 번의 국민투표를 통해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새 헌법 제정은 지난해 7월 취임한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다.
시장경제 중심의 현행 헌법을 보다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는 헌법으로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취임 후 잇단 인사 논란과 탄핵 위기 등으로 정신없는 9개월을 보내는 동안 이 공약을 거론하지 않았다가 최근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민심이 동요하는 상황에서 다시 새 헌법 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다만 제헌의회 구성과 국민투표를 위해선 개헌으로 관련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데 정부와 국회가 대립하는 상황이라 개헌안의 국회 통과를 기대하긴 쉽지 않다.
현재 페루 국회 130석 중 여당인 좌파 자유페루당의 의석은 32석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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