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에 황달까지…WHO가 경고한 '원인불명' 아동 급성간염

입력 2022-04-26 16:15  

설사에 황달까지…WHO가 경고한 '원인불명' 아동 급성간염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원인 불명의 어린이 급성 간염이 확산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질병 증상을 설명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26일 WHO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질병은 21일(현지시간) 기준 영국 114건, 미국 9건 등 최소 12개국에서 169건이 보고됐다. 환자의 연령은 생후 1개월에서 16세 사이이며, 영국 당국에 따르면 환자들은 발병 전 건강한 상태였다.
WHO는 복통·설사·구토 등 위장 계통의 증상을 보인 뒤 중증 급성 간염, 간 효소 수치 급증, 황달 등이 나타난 경우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경우 열은 없었고, 일반적으로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WHO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아데노 바이러스 감염자가 최소 74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자가 최소 20명이고 두 바이러스에 동시에 감염된 경우는 최소 19명이었다.
WHO는 간염 발생 자체가 증가했는지, 아니면 간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기존에 발견되지 않은 채 넘어가던 질병이 파악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 아데노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아데노 바이러스로는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의 심각성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만큼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인체에 감염될 수 있는 50여 종의 아데노 바이러스 가운데 설사·구토·발열 및 호흡기 질환을 동반하는 유형이 있지만, 이 경우 건강한 어린이에게 간염을 일으킨 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다는 게 WHO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아데노 바이러스가 덜 유행하면서 이에 대한 어린이들의 민감성이 커졌을 가능성, 새로운 아데노 바이러스가 출현했거나 코로나19에 동시 감염됐을 가능성 등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WHO는 아데노 바이러스를 비롯한 감염성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손씻기와 호흡기 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혈청·대소변·호흡기 샘플 등에 대한 검사를 권장하면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등을 통해 바이러스의 특성을 더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는 현재로서는 해외여행이나 외국과의 관련성 때문에 병이 생긴 것은 아니라고 보면서 발병국에 대한 여행 제한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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