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3종 고체연료 미사일 확인…조만간 시험발사해도 놀랍지 않아"
(워싱턴=연합뉴스) 김경희 특파원 =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항일 유격대' 90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다수의 최신 무기를 선보인 것과 관련, 신형 무기 개발 의지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고체연료 미사일 등의 시험발사 가능성을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전쟁 방지뿐만 아니라 '국가 근본이익 침탈 시도에도 사용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해선 선제 핵무기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북한의 '문턱'(기준)이 낮아져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앤킷 판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 글에서 "북한이 열병식에서 역대 최대로 알려진 ICBM을 공개했다"며 "이제 우리는 아직 시험비행이 이뤄지지 않은 3종의 각기 다른 대형 고체연료 미사일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이 2021년 1월 고체 연료 ICBM 개발 의지를 밝힌 만큼, 이들 중 하나가 조만간 시험 발사된다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의 연설에 대해서는 "핵무기의 역할이나 억지에 대한 언급은 근본적으로 새롭지 않다"며 "북한은 항상 전쟁 및 침탈 억지를 언급하면서도 유사시 무력 사용 가능성을 피력해 왔다"고 지적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두연 김 선임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김 위원장이 방어나 보복 이외 공격적 목적으로도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그의 연설에서 가장 우려스럽고 주목할 대목은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문턱이 극도로 낮아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국가 근본이익 침탈'이라는 언급은 북한이 광범위하고 모호한 환경하에서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려는 것을 함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핵무기만이 그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다는 김 위원장과 선대의 믿음을 강화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그린 IFES(국제선거시스템재단) 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모호하다"며 "핵무기를 전쟁 억지뿐 아니라 이미 한반도에서 이어지고 있는 전시상태에 대한 개입 시에도 사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동시에 전쟁을 먼저 시작하거나 핵무기를 처음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바람은 전혀 없다는 뜻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조슈아 폴락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발언은 새로운 측면이 있다"며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자신을 강조하며, 중국과 미국 모델을 쫓으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연설은 "핵 현대화 부분과 전쟁 억지뿐 아니라 국가 근본이익을 침탈하려는 시도에 핵을 사용할 수 있다며 사용 목적을 두 부분으로 나눠 밝혔다"며 이는 핵무기의 근본적 역할을 핵 공격 억지에 두고, 핵심 이익을 방어하는 극단적 환경에서 핵 사용을 고려한다는 미국과 구조적 측면에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쟁 억지와 핵 공격 억지라는 차원에서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면서 "그러나 구조적으로 양자는 동일하고, 이는 우연이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폴락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이는 '새 병에 담긴 오래된 소주'"라고 주장했다.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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