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결제 거부 원인 추정…유럽 가스가격 17%↑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부터 폴란드에 대한 가스공급을 모두 중단한다.
폴란드 천연가스업체 PGNiG는 26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이같이 통보했다고 밝혔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앞서 폴란드 최대 뉴스포털 중 하나인 Onet.pl은 27일 정부와 석유가스업계를 인용, 러시아가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한 폴란드로의 가스공급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가스네트워크연합의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해 벨라루스에서 폴란드로 가스가 공급되지 않다가 저녁에는 재개됐다. 야말-유럽 가스관은 러시아 가스를 유럽으로 공급하는 3대 주요 가스관 중 하나다.
러시아는 폴란드 측에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이는 지난 22일 러시아가 제시한 가스대금 루블화 결제를 위한 준비 시한이 지난 데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폴란드는 러시아에 가스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이를 기존 계약 위반이라고 보는 PGNiG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계약대로 가스공급이 되도록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PGNiG는 가스프롬과 올해 종결되는 장기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마치고 "우리는 가스프롬으로부터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면서 "폴란드 가스저장고는 76% 채워진 상태고, 폴란드는 가스공급처 다양화를 위해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가스프롬은 불가리아에 대해서도 27일부터 가스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고 불가리아 경제부가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경제부는 "국영 가스업체 불가르가스가 오늘(26일) 가스프롬의 천연가스 공급이 27일부터 중단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성명은 "불가리아는 현재의 계약에 따른 의무를 다했고 계약 조항에 맞춰 대금도 적기에 지불해 왔다"고 지적했다.러시아는 유럽 국가들에 가스 구매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으면, 가스공급을 중단하겠다고 협박해온 바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 러시아가 지정한 비우호국에 러시아 가스구매대금 결제를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로 하도록 강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EU 집행위원회는 EU내 가스수입업체들에 계약대로 약속된 통화로 결제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는 97%의 경우 유로화나 달러화다.
이 같은 보도 이후 유럽 가스 가격은 17% 급등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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