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고령자는 통상 뼈 건강을 위해 종종 칼슘 보충제 복용이 권장된다.
그러나 대동맥 협착(aortic stenosis)이 있다면 심장 건강에 해를 끼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동맥 협착증은 혈액을 펌프질해 내보내는 심장의 좌심실과 이 혈액을 받아 온몸에 전달하는 대동맥 사이에 있는 대동맥 판막이 점점 딱딱해지는 현상으로 이 때문에 혈액이 제대로 나가지 못하게 된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심혈관 의료 실장 사미르 카파디아 박사 연구팀이 경증 내지 중등도(moderate) 대동맥판 석회화 환자 2천600여 명(평균 연령 74세)의 심혈관 건강을 평균 5.5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6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칼슘 보충제를 복용하는 환자 ▲칼슘 보충제에 비타민D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환자 ▲어떤 보충제도 복용하지 않는 환자 등 3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전체적으로 칼슘 보충제나 비타민D 보충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이런 보충제를 복용하지 않는 환자보다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칼슘 보충제에 비타민D 보충제를 함께 복용하는 환자는 둘 다 복용하지 않는 환자보다 심장질환과 관련한 사망 위험이 2배 높았다.
칼슘 보충제만 복용하는 환자는 대동맥 판막 치환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3배 가까이 높았다.
대동맥 판막은 미화 25센트짜리 동전 크기로 75세가 넘은 노인의 약 5%는 이 판막에 칼슘이 침착하면서 석회화가 진행된다.
이 판막이 석회화하면 판막이 온전히 열리지 않아서 심부전과 사망 위험이 커진다.
칼슘 보충제는 대동맥 판막 협착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칼슘 보충제는 뼈 건강을 위해 뼈로 가게 되어 있지만 심장 판막으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칼슘 보충제는 비타민D 보충제와 함께 처방되고 있다. 요즘엔 특히 폐경 여성들에게 이러한 병행 처방이 크게 늘고 있다.
뼈 건강을 위해서라면 칼슘을 보충제보다는 칼슘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연구팀은 권고했다.
이에 대해 뉴욕 마운트 시나이 메디컬센터 심장전문의 매슈 토미 박사는 관찰연구 결과이기 때문에 칼슘 보충제와 대동맥 판막 협착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논평했다.
따라서 칼슘 보충제 사용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득과 실'을 무작위에 의한 대조군 설정을 통한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다'는 말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칼슘 보충제는 '양날의 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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