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발리섬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바뚜르(Batur) 화산에서 나체로 춤을 춘 캐나다인이 추방 결정을 받았다.
27일 트리뷴뉴스 등에 따르면 캐나다 국적의 자칭 건강전문가인 제프리 크레이건(34)은 최근 바뚜르 화산 정상에서 옷을 다 벗고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통춤 '하카'를 추는 동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렸다.
바뚜루 화산은 2000년 이후 대형 폭발은 없지만, 여전히 움직임이 있는 활화산이다.
분화구에 물이 고인 바뚜루 호수의 면적은 16㎢, 수심은 최고 88m에 달한다.
바뚜루 화산을 신성시하던 발리 주민들은 그곳에서 나체로 춤춘 크레이건의 동영상을 보고 경악해 경찰에 신고했다.
25일 체포된 크레이건은 바뚜루 화산이 '성지'인지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현지 경찰과 이민 당국은 "발리를 방문하는 모든 외국인은 우리의 법과 발리의 문화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며 추방을 결정했다.
2019년 말 관광비자로 발리에 입국한 그는 골다공증 대체요법을 연구한다며 지금까지 발리에 머물렀다.
당국은 크레이건을 당장 추방하길 원하지만, 그가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라서 항공사들이 비행기에 태우길 꺼려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발리에서 지난해 추방된 외국인은 200명에 이른다.
상당수는 마스크 미착용 등 코로나19 보건지침 위반자이고, 일부는 음주 난동을 피우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다.
인도네시아 법에 따르면 공공장소에서 추태를 부리면 2년 8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도 있다.
발리에 1년간 거주한 미국인 크리스틴 그레이는 작년 1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발리는 생활비가 저렴하고, 편안하며 성소수자(LGBTQ)에게 친화적"이라고 적었다가 추방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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