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명 사망' 이집트기 추락 원인은 조종사 담뱃불"

입력 2022-04-27 15:21   수정 2022-04-28 14:30

"'66명 사망' 이집트기 추락 원인은 조종사 담뱃불"
추측만 난무하던 2016년 사고경위 6년만에 규명
"비상용 고압산소 열어둔 채 흡연하다 조종실 화재"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2016년 5월19일 이집트항공 소속 여객기 에어버스A320 MS804편이 지중해 상공에서 갑자기 추락했다. 승객과 승무원 66명은 전원 사망했다.
참사의 원인을 두고 그동안 테러설, 화재설, 기내 휴대전화 폭발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신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를 인용, 항공기 파일럿의 담배가 사고의 결정적 원인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입수한 134쪽짜리 공식 사고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파일럿의 담뱃불이 조종실 내 비정상적 고압 산소와 만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2016년 이집트에서는 조종실 내 흡연이 허용됐었다고 한다. 문제는 당시 조종실의 산소마스크 스위치가 '일반' 모드가 아닌 '비상' 모드로 설정돼 있었다는 점이었다. 이 상태에서는 산소마스크가 계속 고압 산소를 배출한다.
통상 조종사들은 이륙 전 산소마스크 스위치가 일반 모드에 돼 있는지 확인하지만 당시 문제의 항공기 조종사들은 이 점검을 누락했다.
실제로 당시 조종실 음성기록장치에는 산소마스크에서 산소가 배출되는 '쉬익'하는 소리가 녹음돼 있었다.
앞서 프랑스 항공사고조사국(BAE)은 "사고의 가장 유력한 가설은 조종실 화재"라며 "불이 순식간에 퍼지면서 조종사들이 항공기 통제력을 잃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화재 원인으로 담배가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프랑스 항소법원으로 송부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조종사의 부주의가 불러온 결과는 참혹했다.
프랑스 파리 현지 시간으로 2016년 5월18일 오후 11시9분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이륙한 MS804기는 약 3시간 30분 뒤인 19일 오전 2시40분, 목적지인 이집트 카이로공항 도착을 35분 앞두고 레이더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10분 전만 해도 이집트 관제탑과 정상적으로 교신하던 이 비행기는 추락 직전 갑자기 90도로 좌회전하고, 다시 오른쪽으로 360도 선회하는 이해할 수 없는 비행 궤적을 남겼다. 고도도 1만1천582m에서 4천572m로 떨어졌고, 3천48m 상공의 기록을 마지막으로 66명과 함께 재가 되고 말았다.
한때 이집트 당국은 예비 조사 결과 테러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지금까지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집트와 함께 조사를 벌인 프랑스 당국도 "테러와 연관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었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조종사가 아이폰6S와 아이패드미니를 조종석에 가지고 탔다면서 과열로 인한 발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제조사 애플은 이런 의혹에 대해 즉각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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