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서는 지난달 상영 중단…중국서는 첫날 흥행 1위 '대조'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에 중국의 일방적 주장을 담은 영해선을 그대로 표기한 할리우드 영화가 필리핀 극장에서 상영이 중단됐다.
필리핀 외교부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영화·TV 심의위원회(MTRCB)가 국가 이익에 반하는 중국의 '구단선'을 담은 장면을 포함한 영화 '언차티드(Uncharted)'의 영화관 상영을 철회해달라는 외교부 요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의위가 영화사에 이의가 제기된 장면을 삭제할 때까지 해당 영화의 상영 중단을 명령했으며, 영화사는 이 명령에 따라 극장에서 해당 영화를 내렸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 영화는 전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한 영화 '스파이더맨'으로 잘 알려진 배우 톰 홀랜드가 주연을 맡아 수백 년 전 보물을 찾아 세계를 누비며 다채로운 액션을 선보이는 영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인공섬을 건설한 뒤 군사 기지화했다.
이 때문에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 인접국들과 영유권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중국이 그은 구단선에 대해 국제상설재판소(PCA)는 2016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면서, 중국이 구단선 내 해역에 대해서도 역사적으로 권리를 가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그러면서 지난 2019년에도 심의위원회에 요청, 구단선이 등장하는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Abominable)의 영화관 상영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동남아 국가 중 중국과 가장 첨예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베트남 정부도 지난달 12일 '언차티드'의 상영을 금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같은 달 14일 중국 개봉 첫날 중국판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전혀 다른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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