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방어비 지출 늘려라"…BBC "당장 보내자는 의미는 아닌듯"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영국과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보내는 등 군사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러스 장관은 이날 시티오브런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기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우크라이나에 탱크, 중화기, 전투기를 보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재고를 끌어모으고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또 서방 국가들은 방어비 지출을 목표치인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고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와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설계된 구조는 실패했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공한다면 유럽 전역에 엄청난 고통이 더 발생하고 전 세계에는 끔찍한 결과가 빚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전투기와 탱크 등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계속해 왔지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은 충돌 확대를 피하기 위해 주로 화기나 대전차·대공 무기 등 방어용 무기를 보냈다.
영국 더 타임스는 또 트러스 장관의 발언이 독일을 향한 암묵적인 공격으로 비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독일이 군사 원조를 충분히 하지 않는다고 지적해왔다.
트러스 장관 발언은 영국 내부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그림자내각에서 외무 장관을 맡은 데이비드 래미 의원은 보수당 정권의 국방 안보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 외무장관이자 현재 부총리인 도미닉 라브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트러스 장관의 의견을 지지하냐는 질문을 세 차례 받았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BBC는 트러스 장관의 발언이 곧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보낼 것이란 의미는 아니고 그런 옵션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번 연설의 정교하지 않은 표현으로 인해 지금 필요하지 않은 논쟁이 촉발됐다는 점이라고 BBC는 지적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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