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러, 후방 기반시설 공격 강화…무기수송 차단, 경제약화 노려

입력 2022-04-28 06:00   수정 2022-04-28 09:09

[우크라 침공] 러, 후방 기반시설 공격 강화…무기수송 차단, 경제약화 노려
철도망·연료 저장소 등 파괴…조기 승리 예상해 초기엔 등한시
"우크라이나 서부에 방공 시스템 필요"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후방 지역의 철도망, 다리, 연료 저장소 등 기반시설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2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러시아의 목적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서 오는 무기 수송을 지연시키는 한편 곡물 등 수출을 어렵게 해서 전쟁 비용 조달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가디언지는 풀이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기차역 5곳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우크라이나 철도청의 올렉산드르 카미신 대표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침공 이후 가장 강한 공격이며, 복구에 몇개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 저장소와 남부 베사라비아 지역으로 연결하는 유일한 다리도 주기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서방 무기 지원을 막기 위해 기반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국영 TV에서 서방이 보내는 무기들은 러시아군의 합법적인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적진 깊숙한 지역의 기반시설 공격에서는 우크라이나가 불리하다고 진단했다.
국토 크기나 보유한 군 자원 등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영공을 완전히 장악하진 못했어도 러시아 항공기, 무인기, 헬리콥터가 우크라이나 상공을 나는 것이 반대 경우보단 쉽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는 육상 수송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트레이시 저먼 교수는 우크라이나에서 철도는 석탄, 곡물, 철강 등 품목 수출에서 늘 중요했지만 이제는 항구에 접근할 수 없어졌기 때문에 철도 이용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기반시설 공격은 군사적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가디언지는 러시아군이 침공 초기에는 조기 승리를 예상했기 때문에 기반시설을 세게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위스 안보연구소의 싱크탱크 니클라스 마수르는 러시아는 영공을 통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 도로와 철도 접근 차단이 쉬워지기 때문에 굳이 기반시설을 공격할 생각을 안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어차피 점령 후에 러시아가 사용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후방을 공격할 강력한 군사적 동기가 생겼다.
하나는 전선인 동부 돈바스로 가는 보급을 끊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르비우와 키이우 등에서 소모전을 일으켜서 우크라이나가 여러 지역을 방어하느라 방공 시스템을 돈바스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전쟁 승리를 위해선 동부 지역에 중화기와 단거리 방공 시스템이 필요할 뿐 아니라 서부에도 방공 시스템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지는 전했다.
영국은 돈바스에 성능 좋은 단거리 방공 시스템을 보내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에 전략적으로 정말 필요한 것은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서부 지역의 영공을 방어할 수 있는 장거리 방공 시스템이라고 그는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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