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채권매입 확대로 엔저 가속…20년만에 130엔선 돌파(종합)

입력 2022-04-28 16:24   수정 2022-04-28 16:26

일본은행 채권매입 확대로 엔저 가속…20년만에 130엔선 돌파(종합)
수시 매입→매일 매입으로…물가상승률 전망치 1.9%로 상향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일본 엔화 가치가 28일 일본은행의 채권 무제한 매입 확대 발표에 급락, 달러당 130엔선을 20년 만에 깼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이날 오전 달러당 128엔대였다가 오후 2시 43분 130.2715엔을 기록했다. 3시 52분 현재는 130.3375엔을 나타냈다.
엔화 환율이 달러당 130엔선을 넘어선 것은 2002년 4월 이후 처음이라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엔화는 올 초에만 해도 달러당 115엔 안팎에서 거래됐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이 정반대로 가면서 엔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를 0.25% 이내로 방어하는 정책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매 영업일마다 10년물 국채를 지정 수익률로 무제한 매입하기로 했다.
최근 일본은행은 국채 10년물 금리가 0.25% 위로 오르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10년물 국채를 0.25%에 무제한 사들이는 지정가격 시장 조작을 여러 차례에 걸쳐 해왔는데, 이번에 이를 매일 실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발표되자 이날 오후 엔화 가치는 곧바로 미끄럼을 탔다.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바트 와카바야시는 "핵심 발표는 지정 금리 채권 매입을 매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라면서 "언제라도 조치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구치 하루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이코노미스트는 "추가 무제한 매입을 발표한 것은 현 정책 틀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통화완화 정책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일본은행의 입장이 더욱 분명해진 것에 금융시장이 반응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이날 시장의 예상대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기존 정책을 이어갔다. 이 결정은 찬성 8표, 반대 1표였다.
일본은행은 성명에서 지난달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단기·장기 금리가 현재 수준이나 이보다 낮게 유지되기를 기대한다"는 지침을 유지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엔화 가치 하락에 대응해 장기 금리 상승을 용인하거나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성향) 정책 지침을 수정할 수 있다는 추측도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부 의원들은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지면 수입 물가가 올라 일본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전망에서 일본은행은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9%로 상향했다. 지난 1월 전망치는 1.1%였다.
일본은행은 또 인플레이션이 2023 회계연도와 2024 회계연도에 모두 1.1%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 등으로 물가 상승 리스크가 있지만 향후 대체로 균형을 찾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도쿄 증시의 닛케이지수는 461.27포인트(1.75%) 하락한 26,847.90에 마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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